책은 티베트 사람들이, 그리고 스님들이 온갖 시련 속에서도 어떻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으로 인간으로서의 고귀한 품성을 유지하는지 비결을 담고 있다. 불교에는 여러 가지 수행법이 존재한다. 남방불교는 관을 위주로 하는 위빠사나를 중시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대승불교권은 한 가지 대상이나 화두에 집중하는 참선을 선호한다. 그러나 티베트 수행은 한량없는 자비심인 보리심을 중시한다. 책은 닝마파로부터 비롯된 불교의 가장 높은 단계 가르침인 족첸 수행에 대해 설하고 있다. 족첸 수행은 참선과 위빠사나를 모두 포함하면서 또한 초월해 있다. 고통의 근본인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등 삼독의 실상이 본래는 세 가지 신성한 원리임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다. 윤회와 열반이 다르지 않고 일상생활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는 가르침이기에 족첸을 ‘티베트의 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족첸 수행의 핵심은 보리심이다. 수행은 일체중생의 행복을 바라는 보리심으로 시작하고, 일체중생을 위하는 마음으로 유지되며, 수행의 공덕을 중생들의 무상보리에 회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티베트 불교의 사무치는 자비는 이런 수행의 과정을 통해 성취된다.
족첸 수행은 10세기 예세 중내에 의해 널리 퍼졌으며 19세기 빼뚤 린포체에 의해 집대성됐다. 이 책은 2006년 미국 뉴욕 델라웨어 빨덴 파드마 삼애 링에서 켄뽀 린포체가 대중들을 위해 설한 족첸 수행의 가르침을 녹음해 우리말로 번역했다. 육성이 그대로 담겨 있기에 읽기도 편하고 이해도 쉽다. 티베트 불교의 무량한 자비심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무더운 한여름을 이 책에 헌신해도 좋을 듯싶다. 1만40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54호 / 2016년 8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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