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기구금(離器求金)

기후변화 따른 재앙, 폭염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폭염에 세상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올해 여름이 유독 우리에게만 더운 것은 아니다. 지구 전체가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윤추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구를 쥐어짜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지구는 화탕지옥(火湯地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더위는 온도의 문제이면서 체감의 기억이기도 하다. 올해 유독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정부의 불합리한 전기요금 정책 탓이기도 하다. 오늘날 대다수 가정에는 에어컨이 보급돼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누진세에 따른 요금폭탄이 두려워 에어컨을 쳐다만 보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에 국민들이 재난적인 상황에 놓여있는데, 이를 구제할 생각은 않고 누진세를 적용해 이익을 불리고 있는 정부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분노 속에서 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반도의 온도는 100년간 1.5℃가 상승했다. 지구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제주지역 해수면 또한 40년간 22cm 높아졌는데 세계평균의 3배가 넘는다.

이 정도의 폭염이라면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폭염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불합리한 전기요금정책과 이에 따른 국민적 분노는 모든 논의구조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버렸다.

서장에 ‘이기구금(離器求金)’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금 그릇을 떠나 금을 구한다”는 말이다.

전기요금이 내린다면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폭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폭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경을 보호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개선하고 생활 속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자제하는 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답은 일상의 작은 실천에 있다. 에어컨을 더 많이 트는 것으로 폭염을 이기려고 한다면 이야말로 금 그릇을 떠나 금을 구하는 일이 될 것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