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합장으로 인사하기
28. 합장으로 인사하기
  • 주영미 기자
  • 승인 2016.08.2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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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마음 하나로 모으는 불자들 인사법

 
두 손바닥부터 손가락 끝까지 가지런히 모으고 그 손을 가슴 앞에 모으는 자세. 바로 불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합장(合掌)이다. 합장은 불교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예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당에서 절을 할 때 시작과 끝이 되고, 스님과 불자를 막론해 서로 인사를 나눌 때 불자의 표시이며, 개인적인 서원을 위해 스스로 기도 방법으로도 합장 수인을 지속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존경 담긴 인도 전통 인사법
불교 상징 연꽃으로도 이해
불자 드러내는 손쉬운 방법


합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도, 불교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합장의 연원을 살펴보면 부처님의 고향인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에서는 오래 전부터‘나마스테’라는 말과 함께 서로 합장을 하는 것을 일상적인 인사법으로 삼아 왔다. 무엇보다 이러한 합장 자세는 자신의 마음이 신앙의 대상으로 향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신앙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칙수백장청규(勅修百丈淸規)’에 따르면, 합장에는 “흩어진 마음을 일심으로 모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다섯 손가락을 붙이는 것은 눈, 귀, 코, 혀, 피부 등이 색깔, 소리, 냄새, 맛, 감촉으로 인해 흩어지는 상태를 한 곳으로 향하게 한다는 의미가 된다. 또 손바닥을 마주붙이는 것은 이 앞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감지하고 조정하는 의식을 모은다는 뜻을 상징한다. 이에 보통 두 손바닥과 열 손가락을 합하는 동작을 취하는 것이다. 

합장을 뜻하는 단어 가운데 ‘연화합장(蓮花合掌)’이라는 표현이 있다.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함께 합하여 연꽃봉오리모양처럼 만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더러움 속에 있으면서도 항상 맑고 깨끗함을 유지하는 연꽃의 의미가 수인으로도 상징화된 것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합장을 통해 두 손을 합하는 것은 ‘정혜상응(定慧相應)’, 즉 선정과 지혜가 서로 응한다는 의미와 ‘이지불이(理智不二)’, 다시 말해 체의 세계와 지혜로운 작용의 세계가 둘이 아님을 표현해서 그 공덕 또한 넓고 크고 한량없다는 의미로 여겨져 왔다. 또 ‘관음의소(觀音義疏)’에 따르면 “합장이란 중국에서 공수(拱手)를 공(恭)이라 하고, 외국의 합장은 경(敬)이 된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전의 구절이나 기록을 종합해보면 합장은 누구에게나 권하기 쉽고 즉석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수행법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밀교권에서는 합장이 더욱 세밀화 된다. 합장 자체가 수인 수행으로 열두가지(十二合掌)에 이르며 하나하나의 수인마다 의미가 있다. 기본적인 합장 자세와 일치되는 견실심합장(堅實心合掌)을 비롯해 두 손을 펴고 위로 세워서 틈이 조금 있게 서로 합치는 모양은 허심합장(虛心合掌)이다. 그리고 두 손을 펴고 위로 세워서 두 손바닥 사이를 텅 비게 하는 모양은 미개련합장(未開蓮合掌)이라고 한다. 또 초할련합장(初割蓮合掌), 현로합장(顯露合掌), 지수합장(持水合掌), 귀명합장(歸命合掌), 반차합장(反叉合掌) 등이 있다. 불교의 합장 문화는 최근 불자들 사이에서 이모티콘, 즉 메시지 기호를 통한 간결한 의미전달 방법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불자들의 인사법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안부나 마무리의 표시로 ‘_()_’ 등 합장한 손 모양을 닮은 기호가 두루 활용되는 덕분이다.

중요한 사실은 사찰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합장 인사를 통해 불자임을 스스로 드러낼 때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스님이더라도 무언으로 합장 인사를 한다면, 같은 마을의 주민이 법복을 입고 서로 다른 재적사찰을 향하더라도 합장으로 눈빛을 나눈다면 바로 그 손에서 불국토가 피어날 것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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