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로 뻗어나간 줄기들이 무명초 같다. 초록 번뇌초들이 만든 큰 잎사귀는 마음을 밝히는 촛불같기도 부처님의 광배같기도 하다. 번뇌와 보리가 다르지 않음을 표현한 것일까.
프로젝트 아티스트 그룹 핑크붓다가 9월1~15일 서울 불일미술관에서 ‘BUDDHAS’전을 열고 일상에서 마주한 생기 있는 깨달음을 전한다.
전시명 ‘BUDDHAS’는 ‘부처’를 뜻하는 ‘BUDDHA’에 ‘S’를 붙여 만든 단어다. 일상의 참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 이들을 통칭하는 의미를 담았다. 깨달음은 일상에 있고 그것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이미 부처님이라는 것. 그래서 작가들은 “누구나 깨달은 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들은 작품 활동과 수행을 벗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번 기획은 작품 활동과 수행을 통한 삶의 성찰에서 출발했다.
핑크붓다 구성원들은 각자 생각하는 일상의 깨달음을 회화, 설치, 영상, 사운드 등 종합시각 예술로 표현했다. 다양한 매체로 불교를 표현해 보다 친숙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 더불어 불교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관람객들은 작가들이 표현한 다양한 깨달음을 마주하며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핑크붓다는 2013년 초 패션 디자인, 디자인 경영, 회화, 불교미술, 사운드 등 다양한 전공의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종교성을 드러내면 대중성을 포기해야하는 미술계에서 핑크붓다는 불교적인 기치를 내걸고 꾸준히 프로젝트 전시를 기획해 진행해 왔다. 젊은 작가들의 도전정신과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작가들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마주한 깨달음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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