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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위자(認賊爲子)

도적을 자식으로 삼아서야

나라가 뒤숭숭하다. 밀어붙이기식 사드배치에서, 부패공직자로 인한 혼란, 우리역사에 대한 무지까지. 지금 이 나라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것들이다. 대통령은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이나 삶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도 성주로 사드배치를 밀어붙였다. 그러다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3후보지를 알아본다며 슬그머니 후퇴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공직기강 업무를 관장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이다.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마저 우 수석의 비리혐의를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대통령은 민정수석을 감싸는 것을 넘어 특별감찰관에 막말을 늘어놓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리를 수사하라고 임명해 놓고 비리를 밝혀내니, 측근의 비리를 들춰냈다고 타박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의 호화만찬도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영란법으로 직무와 관련해 3만원 이상 접대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고는 정작 대통령은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로 직무연관성이 농후하지만 식탁에는 바닷가재,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비롯해 kg당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는 송로버섯까지 초호화 만찬으로 국민을 분노케 했다. 대통령은 또 8.15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를 중국 뤼순이 아닌 하얼빈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국가행사에서 저지른 대통령의 우리역사에 대한 무지는 가해당사국인 일본은 물론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기에 낯이 화끈거린다. 최근에는 음주운전 범죄를 숨기고 고위경찰에 오른 인물을 경찰총장에 임명하는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럴때 ‘원각경’의 ‘인적위자(認賊爲子)’ 가르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풀이하면 “도적을 자식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지금의 혼란은 대통령이 온갖 비리 당사자들을 자식으로 삼음으로써 벌어지는 난장들이다. 그러나 더 큰 잘못은 이런 인물에게 나라를 맡긴 국민에게 있다. ‘인적위자’의 가르침 앞에서 국민들은 반성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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