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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사찰에 연등 및 인등 달기

‘부처님 가르침 밝히겠다’는 서원 구체적 실천

 
불교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비롯해 중요한 행사를 진행할 때 향·등·꽃·과일·차·쌀 등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께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으로 의식을 시작한다. 이 가운데 등은 탐진치 삼독에 물들어 캄캄한 어둠에 싸인 중생의 무명을 부처님의 지혜와 광명으로 밝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등에는 지혜, 희생, 광명, 찬탄의 의미가 담겨 있기에 반야등(般若燈)이라고도 부른다.

부처님 당시부터 이뤄진 공양
현우경 등 많은 경전서 찬탄
우리절이란 소속감 갖게 하고
정기적 보시로 사찰운영 기여

중요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사찰에서는 일상적으로 등을 밝힌다. 연등(燃燈)과 인등(引燈)이 바로 그것이다. 연등과 인등에는 ‘등을 켠다’는 의미를 넘어 각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밝히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나아간다’는 뜻이 담겼다. 결국, 사찰에 연등이나 인등을 켠다는 것은 불제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밝히고 나아가겠다고 부처님께 서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부처님께 등을 공양하는 연등 및 인등 달기는 신행생활의 첫걸음이자 불자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이라 하겠다.

등 공양의 기원은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우경’의 ‘빈녀난타품’에 따르면 마가다국의 아사세왕이 기원정사에서 부처님의 법을 청해 들을 때 동참한 불자들이 기름등잔을 켜 자리를 밝힌 데서 유래됐다. 이때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가진 것이 없어 애를 태우다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작은 등 하나를 마련하고는 지극한 마음으로 중생구제를 서원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다른 모든 등은 꺼졌으나 난타의 등만은 꺼지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은 난타의 지극한 신심과 원력을 찬탄하며 30겁년 후에 ’수미등광여래‘가 될 것이라고 수기했다.

‘빈자일등(貧者一燈)’으로 불리는 이 이야기 외에도 많은 경전에서 등 공양의 공덕과 의미를 설하고 있다. ‘등지인연경’에는 “등불 하나하나가 수미산과 같고 등유는 넓은 바다와 같으므로 모든 공양구 가운데 으뜸”이라고 했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에는 “등불의 심지는 믿음이요, 기름은 자비심이며, 등잔은 염불심, 불빛은 공덕심이니 자비심을 염불하는 마음의 등잔에 담아 믿음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공덕의 빛이 삼독심을 녹이고 어리석은 마음을 밝혀준다”고 등 공양의 의미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때문에 조계종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은 “등 공양은 불자로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임을 밝히면서 특히 등을 밝힐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스님은 “가난한 여인 난타의 작은 등불이 밤새 빛을 내고 아침이 되어도 꺼지지 않았던 것은 보이지 않는 불빛, 바로 신심의 불빛이 밝게 빛났기 때문”이라며 “연등이나 인등을 밝히는 것은 ‘불자답게 살겠다’는 부처님과의 약속으로, 항상 바른 믿음과 바른 서원, 정성스런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등 또는 인등을 달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불자로 하여금 소속감을 가지게 하고 재적사찰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사찰에 연등 또는 인등을 밝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절’이라는 개념이 생겨나 이후 법회 참여나 신행활동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 교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찰의 입장에선 년 또는 월 단위의 정기적인 보시가 이뤄져 사찰의 안정적 운영과 계획적 집행을 가능토록 한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연등 및 인등 달기는 사찰의 구성원이 되어 십시일반으로 함께 도량을 장엄하고 사부대중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필요조건”이라며 “사찰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불자임을 드러내는 첫걸음이 재적사찰을 갖는 것이라면 연등 및 인등 달기는 재적사찰에 기여하고 구성원임을 공고히 하는 실천행”이라고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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