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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항 덕산동 수인사

문화강좌·자비나눔으로 불교바람 일으키다

▲ 수인사 자원봉사모임 수인회의 활동이 커지면서 수인사는 시나브로 포항시민의 공간으로 단단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총지종 포항 수인사(주교 안성 정사)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이 매섭다. 밀교 수행자들의 수행처 수인사가 포항을 대표하는 불교문화와 자비나눔의 중심지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사찰음식’ ‘기체조’ ‘장구교실’ 등 각종 문화강좌를 비롯해 ‘무료급식’ ‘독거어르신 밑반찬 봉사’ ‘김장·쌀 나누기’ 등 불교에 기반한 배움과 실천의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40여년 진언행자들 수행처서
문화·자비 공간으로 거듭나
‘사찰음식’강좌 개설로 주목
수인회 구성해 자비나눔 실천

수인사는 1972년 창종한 총지종과 역사를 함께한다. 초대 종령 원정 대성사에 이어 총지종을 이끈 록정 정사가 일군 수인사는 지난 40여년간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며 포항지역 진언행자들의 수행처이자 전법과 교화의 도량으로 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조용한 도량 수인사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안성 정사가 주교로 부임하면서다.

비교적 늦은 나이 스승의 길을 선택하며 안성 정사가 세운 서원은 단 하나, ‘교화’였다. 부산 정각사, 영천 단음사, 경주 국광사 등에서 스승으로 활동하며 단 한 명이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불자로 만들고자 진력했다. 그러나 일반인뿐 아니라 불자들도 밀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사람들을 서원당으로 불러 모으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이에 서예, 다도, 예절 등 다양한 방편을 계획해 추진해 봤지만 대부분 집안잔치로 끝날 뿐이었다.

수인사에서의 시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수인사 신도 박금화 불자가 ‘사찰음식’ 강좌 개설을 제안해왔다. 박 불자는 포항 선린대 호텔외식조리전공 교수를 역임하고 포항여성회관을 비롯해 지역 문화센터에서 다양한 요리강의를 맡고 있었다. 지역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요리전문가가 수인사 발전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사찰음식이라면 종교를 떠나 사람들을 서원당으로 불러 모을 수 있고, 한편으로 실패하더라도 수인사 신도들에게 좋은 배움의 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위안을 삼으면 되는 일이었다.

마음을 굳히고 2014년 4월 수인사 벽면에 대형 플래카드를 걸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일과 마주했다. 정원 15명, 매주 수요일 8주로 구성된 사찰음식 강좌는 단 하루만에 마감됐다. 대기인원도 다음 강좌의 정원을 넘어섰다. 사찰음식 강좌는 지금까지 14회가 진행됐으며, 매회 정원을 넘겨 참여인원만 250여명에 이른다.

강의가 사원에서 이뤄지다보니 자연스레 서원당을 참배하고 밀교와 총지종을 알릴 기회도 생겨났다. 그러나 사찰음식 강좌 후에도 인연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방편이 필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자원봉사모임 ‘수인회’다. 수인회는 수인사에서 배운 사찰음식을 이웃에게 회향한다는 취지로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봉사를 시작했다. 또 거동이 불편해 수인사까지 찾아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포항 거주 어르신 1200여명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는 대규모 행사를 가졌고, 포항시는 이를 계기로 수인회에 표창장을 수여했다. 사찰음식 강좌를 시작으로 수인회가 조직돼 봉사활동에 나선지 불과 1년여 만에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수인사를 찾는 발걸음이 많아진 만큼 사원의 모습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도시간에만 개방되던 도량이 24시간 열린도량으로 바뀌었고, 시민편의를 위해 주차공간을 개방했다. 사찰음식 수료생들의 재능기부로 기체조, 장구교실이 지난 3월부터 운영되는가 하면, 9월7월부터는 새로 ‘보리막장’ 강좌가 시작된다. 마술, 민화, 다도 등 또 다른 강좌도 준비 중이다.

박영자(보리심) 수인회장은 “정성으로 마련한 공양을 맛있게 드시고 행복해 하시는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얻는다”며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모두가 행복한 불국토 포항이 되도록 수인사 불자들은 더욱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을 향해 내듣는 힘찬 발걸음이 있기에 수인사는 시나브로 포항시민의 공간으로 단단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참여·변화의 바람 몰고온 수인회에 감사”

수인사 주교 안성 정사

 
“불과 2년여 만에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포항지역 어느 곳에서 택시를 타더라도 수인사를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입니다. 수인사 대중들의 원력과 수인회의 실천행으로 조성된 변화의 바람이 전법과 포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포항 수인사 주교 안성<사진> 정사는 지역 내 달라진 수인사의 위상에 대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그 가르침에 따라 지역에 회향 중인 수인회를 수인사 포교불사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했다.

안성 정사는 “사찰음식 강좌 수료생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모임 수인회가 자발적으로 조성되면서 개인적 신행에만 머물렀던 기존 신도들까지 자비나눔활동에 동참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이고 조직력이 탄탄해지고 있다”며 “특히 사원에 기대지 않고 구성원들의 회비와 동참만으로 수인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성 정사는 이어 “무더위와 한파, 눈과 비 등 많은 여러 어려움 속에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비나눔활동에 동참해 보살행을 실천하는 수인회 회원들이 수인사 변화의 주역”이라며 “사찰음식 강좌를 시작으로 수인사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준 박금화 불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14번의 사찰음식 강좌가 진행되는 동안 250여명이 다녀갔지만 이 가운데 10%만이 수인사 신도로 등록했다. 안성 정사는 “사실상 수인사 활동의 중심인 수인회 회원이 현재 30여명 수준에서 108명으로 확대된다면 수인사는 어떠한 불사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며 “수인사를 찾는 발걸음을 서원당으로 이끄는 것은 주교의 역할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정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안성 정사는 2000년 부산 정각사를 시작으로, 영천 단음사, 경주 국광사 등에서 교화활동을 펼쳤다. 현재 포항 수인사 주교, 총지종 대구경북교구 교구장, 총지종 사감원장 등을 맡고 있다.

포항=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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