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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이경녀 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 58·관음지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이니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하면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이니라.”

일본어 선생님 관둔 뒤
붓다 가르침 세계 입문
멀게 느꼈던 수행이지만
‘법화경’ 독송하며 감동

이 게송은 영단을 향해 관음시식할 때 익히 듣는 게송이다. ‘법화경’ 4구게이며, ‘법화경’의 주요사상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제2요품 방편품에 기술되어 있다. ‘모든 법은 본래부터 언제나 고요한 모양이니 불자들이 이러한 도를 행하면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리라.’ 이 얼마나 엄청난 가르침의 게송인가? 이 게송 하나만 받아 지니고 외우고 바로 행해도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표현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어리석은 중생들이 가지가지 욕망에 깊이 집착함을 아시고 본 성품에 따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 방편으로서 법을 설하셨다. 이는 시방세계에는 2승도 없고, 하물며 3승도 없는 오로지 불승과 갖가지 지혜를 우리에게 얻게 하려는 연고였을 것이다.

부처님의 팔만사천 모든 가르침이 가치 있고 소중하지만 ‘법화경’은 내게 더 특별한 경전이다. 4년 전부터 여래사 법당에서 ‘법화경’ 독송 수행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 인연은 그보다 훨씬 전인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 후였다. 경주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두게 됐다. 불연은 그때 다가왔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뒤 무엇인가 새로운 배움을 접해보고 싶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신문에서 알게 된 부산불교교육원의 불교기초교리 강좌에 눈길이 갔다. 교리로 부처님 가르침에 조금씩 젖어들자 자연스럽게 교육원이 진행하는 신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기도의 즐거움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가까운 도반과 함께 주변의 사찰을 참배하면서 불교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성큼 들어왔다.

그러나 수행은 왠지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다. 교리를 배우고 여러 신행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도 쉽게 마음이 나지 않았다. 참선은 너무 아득하게 느껴졌고 경전은 반복해서 읽는 과정이 다소 힘들게 다가왔다. 그저 도반들과 부처님 도량에 모여 있는 시간 자체가 좋았고 스님이 시키는 대로 정기적인 신행생활을, 교육원의 프로그램에 따라 경전 강좌를 듣는 것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그런 내게 ‘법화경’ 독송은 불교 공부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게 해 주었다. 마침 교육원에서는 김종학 법사님의 지도를 통해 ‘법화경’ 한 구절 한 구절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가 거듭됐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빈틈없이 공부를 마친 상황이었다. 한 권의 경전 수업은 끝이 났지만 이왕이면 ‘법화경’을 읽으면서 그 가르침을 재차 새겨 나가자는 도반들의 뜻이 모였고 독송 수행이 출발될 수 있었다.

매주 화요일 오전, 교육원 법당인 여래사에서 ‘법화경’을 다시 펼쳤다. 그냥 ‘법화경’을 읽을 때와 경전 수업을 마치고 그 뜻을 새기며 읽는 것은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다. 무엇보다 내용을 곱씹으면서 나름 그 뜻을 사유하고 모르는 부분에 대한 추가 자료를 찾다 보면 저절로 화요일의 독송이 기다려졌다. 화요일에는 여래사에서 도반들과 속도를 맞추고 소리 내어 독송을 한다면, 다른 요일에는 경전 수업 때 받은 자료를 꺼내놓고 한 구절 한 구절을 다시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경전의 뜻을 새기니 읽는 즐거움이 확연히 커진 것이다. 무엇보다 경전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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