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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이경녀 씨-하

기자명 법보신문

▲ 58·관음지
무량한 법의 바다에 빠져 본 사람은 알 것 같다.

‘법화경’ 공부에 푹 빠져
독송 외 사경수행도 병행
애착 없는 평화의 삶 발원
불단에 꽃 공양 환희로워

해도 해도 끝없는 경전 공부가 환희심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여실히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법화경’을 독송하고 읽고 해석하는 시간과 더불어 쓰는 사경 수행도 추가했다. 경전 구절을 다시 쓰다보면 그 내용이 더 쏙쏙 가슴에 새겨지는 느낌이 든다.

수행에 회향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수행을 입재하고 회향하는 한 단락을 매듭 짓는 일은 감회가 남다르다. ‘해냈다’는 성취감, ‘나도 수행했다’는 자부심, ‘부처님 가르침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는 뿌듯함이 뒤섞인다. 곧 ‘법화경’ 회향일이다. 회향을 이틀 앞두고 연꽃이 활짝 피어 있으려나 싶어 꽃시장으로 향할 생각이다. 얼마 전부터 중요한 행사나 법회가 있을 때마다 꽃을 공양 올리는 감사한 시간과 만나고 있다. 젊은 시절 잠시 꽃꽂이를 배웠을 뿐 실제로 나의 실력은 미천하다. 다만 이전부터 꽃꽂이를 전문으로 하는 지인의 곁에서 함께 꽃을 사고 어깨 넘어 꽃꽂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법화경’ 독송에 참가하기 위해 여래사를 찾았을 때 부처님 상단이 너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내가 꽃을 꽂아 올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시장에서 꽃을 준비해 조심스럽게 공양 올린 날, 원장님과 법우님들께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며 좋아하시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뒤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여래사 법당에 꽃을 공양 올리게 된다. 무엇보다 꽃 공양을 올리면서부터 “…보배향을 사르며 만다라꽃, 만수사꽃이 땅에 깔리고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듯, 보배나무 가지와 잎과 꽃이 차례로 장엄하듯…”이라는 ‘법화경’의 구절이 눈앞에 그려지는 풍경이 상상되면 환희롭고 묘한 기분마저 든다.

‘법화경’ 독송 수행도 어느새 4년이 흘렀다. 이 수행을 처음 시작할 때는 법화 7인방에 불과했다. 올해는 어느새 12인방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법화 28인이 되리라 발원한다. 누군가는 ‘법화경’ 독송 수행을 하면서 어떤 변화를 경험하는지 묻곤 한다. 사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렇다 할 가피는 경험하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망 없는 삶, 애착 없는 삶, 욕심 없는 삶을 살겠노라는 발원은 항상 함께한다. 그리고 차분하고 여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도 함께 염원한다. 돌아보면 나는 성격이 다소 급하고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고 알아차림 하면서 차츰차츰 비우는 삶, 집착 없는 삶으로 나아가고 싶을 뿐이다.

얼마 전, 백중일에 큰 교통사고가 났었다. 바쁜 일정 탓에 주차장에서 급히 차를 빼려다가 발생한 아찔한 사고였다. 그런데 이 사고를 경험하면서 원망이나 누굴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한 템포 쉬어 가라는 뜻이려니’하며 마음을 내려놓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수행을 하다보면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법화경’을 꾸준히 읽으면서 ‘나도 어쩌면 이전보다 조금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진 것일까’라는 격려를 스스로에게 해본다.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부처님과 함께함이 좋아서 열심히 독송하다보면 언젠가는 다음 생애라도 부처님을 꼭 만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부푼 희망을 간직하며 열심히 수행해 나가겠다. 부처님을 향한 간절한 염원으로….

[1358호 / 2016년 9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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