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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한국불교는 변태”…스님들 ‘암흑가 갱단’ 비유

  • 교계
  • 입력 2016.09.08 15:51
  • 수정 2016.09.09 08:46
  • 댓글 124

단행본 통해 불교 극단폄하
기본적 사실조차 확인 않고
종단을 사기꾼·폭력단체 취급
“불자 탈 쓴 훼불론자” 비판
불교계 공분 불러일으킬 듯

▲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한국불교는 변태불교다”(106쪽)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202쪽)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더는 제 역할을 못하고 단지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327쪽)
“사찰들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보스로서 종교 비즈니스의 왕이 총무원장이고, 이면의 몇몇 작은 보스들이 총무원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59~60쪽)

법당에 난입해 불상을 때려 부수거나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광신도의 발언이 아니다. 스스로 재가불자임을 표방하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조계종과 한국불교를 비난했던 발언들이다.

우 교수는 김용민 벙커1교회 설교자,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 이종우 전 상지대 교수 등과 더불어 펴낸 책 ‘쇼!개불릭’(바다출판사)에서 조계종과 한국불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책은 ‘기독교인이자 불교인’이라고 소개한 우희종 교수 등이 2015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팟캐스트에 참여해 발언한 내용들을 묶은 것이다. 특히 출판사 측은 ‘일러두기’에서 “방송내용을 그대로 싣지 않고 각 장의 주제에 맞게 수정 보강했다”고 밝혀 우 교수의 발언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검토된 것임을 시사했다.

이 팟캐스트는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가톨릭 등 한국 3대 종교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 비판을 가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불교분야 패널로 참여한 우 교수의 발언은 ‘불자가 정말 맞나’ 싶을 정도로 불교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우 교수는 명백한 오류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주장해 조계종과 한국불교를 비리의 온상으로 내몰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책에 따르면 우 교수의 발언은 상당부분 조계종과 한국불교에 대한 비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 교수는 “한국불교는 변태불교” “조계종은 뿌리 없는 종단” “종교집단 내에서 권력에 아부하는 세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종교적인가? 얼마나 인간의 탈을 쓴 흉측한 귀신들인가”는 등의 발언들을 여과 없이 그대로 책에 옮겼다. 이는 불교계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우 교수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왜곡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한 대목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 교수는 “(조계종에서) 주요 자리를 놓고 천억 단위 이상의 돈이 왔다갔다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의심하는 김근수 편집인이 “천억이요?”라고 되묻자, 우 교수는 “단위가 천억이라는 겁니다. 3천억, 5천억”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1년 예산이 500억원대에 불과하고, 대형사찰의 경우도 1년 예산이 100억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우 교수가 어떤 근거로 ‘주요자리를 두고 3천억, 5천억의 돈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우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오히려 “괜히 이거 바로잡고자 노력하다가 한 1억 받은 놈이 와서 칼 찌를 수도 있겠다”며 조계종을 폭력 단체로 폄하했다.

우 교수는 서울 봉은사가 직영사찰로 전환된 것과 관련해서도 “(조계종의) 직영사찰은 총무원이, 더 정확하게는 총무원장이 빨대 꽂는 사찰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총무원장의 돈주머니가 되는 절”이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이어 “명진 스님 이후 재정상황을 알 수 없다. 명진 스님 있을 때는 봉은사 수익이 70억에서 더 올라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지만, 원학 스님 때 도로 30에서 50억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정도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조계종에 따르면 봉은사 예산은 매년 정기적으로 공개되고 있으며, 직영사찰로 전환된 이후 봉은사 예산은 꾸준히 늘어났다. 실제 명진 스님이 주지를 하던 2009년 당시 봉은사 1년 예산이 116여억원이었던 반면 원학 스님이 주지를 그만 둔 지난해에는 15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우 교수는 자신이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펼쳤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명과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할 당시 경찰이 조계사에 난입한 사건을 두고 “자승과 도법의 ‘포장술’”이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오후에 경찰이 강제구인 하겠다고 등장을 해서 쇼를 벌이고, 종무원과 스님들이 나와서 막 막는 쇼를 벌인 거죠.… 그런 쇼를 부리다가 갑자기 자승이 신의 한수를 딱 둡니다. 결과적으로 경찰하고 총무원은 멋져 보이게 되고 민노총만 사기당하고, 이렇게 된 거죠”라고 열거했다.

조계사 스님 언급하며 "종교인도 아니다"

우 교수는 이어 “(한 위원장을) 내쳤다는 건 정말 조계종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에 있는 중생들을 보듬고 품는 그런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심지어 조계사 특정스님의 실명을 언급하며 “그 스님은 종교가 뭔지도 모르는 거다. 이건 정말 종교인도 아니다. 이게 스님이냐”고 맹비난했다.

지난해 12월 조계종이 사회적 약자인 한 위원장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조계종과 조계사가 곤혹스런 상황으로 내몰린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님과 종무원들이 온몸으로 경찰 진입을 막고, 경찰에 질질 끌려가면서도 한 위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때문에 한겨레‧경향‧중앙‧조선일보 등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언론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우 교수가 이를 ‘쇼’로 규정한 것은 조계종을 폄하하고 스님과 종무원들의 명예까지 실추시킨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조계사 A종무원은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온 이후 우리 조계사 대중들은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럼에도 우 교수가 이렇게 조계사 스님과 불자들을 폄하하는 것은 이교도가 아니면 불자의 탈을 쓴 훼불론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종단차원의 법적 대응뿐 아니라 우리 불자들이 이런 훼불론자가 불교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 "홍보도 못하던 차인데 책 좀 팔리겠다"

이런 가운데 우 교수는 9월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책의 내용을 종단에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고려중이란다”면서 “어쨌든 홍보도 하지 못하던 차인데 책 좀 팔리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우 교수는 법보신문과의 통화에서도 “팟캐스트는 출연자의 관점과 생각을 이야기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 방송에 비해 자유롭다고 본다”며 “팟캐스트는 법적 책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한상균 위원장 일과 관련한 발언은 내 생각에서 한 말”이라며 “조계종 내부의 돈과 관련된 부분은 그 일에 관여된 관계자들의 말을 전한 것이다. 큰 잘못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에 기초를 둔 발언이 출판물로 발간됐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게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불교 내부 사정에 밝은 불자변호사는 “출연진의 발언이 비교적 자유로운 팟캐스트라도 방송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된다는 점에서 분명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말을 해야 한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특정단체 등에 대해 모욕적으로 발언한 것은 법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팟캐스트에서 한 허위발언들이 출판물로 제작됐다면 이 부분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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