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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노후 문제가 불교발전 걸림돌?

기자명 이학종

“승려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심각한 종단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승려 개개인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기보다는 노후에 대한 불안함으로 인하여 사설사암을 지어 개인 소유화하는 경향이 확대되어 종단의 삼보정재가 수행과 교육, 포교, 사회사업 등 종단목적사업으로 회향되지 않고 개인 노후대책 자금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지난 5월 29일 조계종 중앙종회 사회분과위원회 회의에 제출된 ‘승려노후복지’ 문제에 대한 연구보고서 내용 일부입니다. 승려노후복지 문제가 종단의 안정과 발전을 해치는 중대한 해악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등 보고서 내용은 우려 일색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계유지, 상좌 교육비용 등 경제적 비용과 질병에 대한 치료 및 간병, 그리고 거주할 곳 등에 대한 부담과 걱정 때문에 스님들이 다투어 사설사암을 소유하게 되고 법인을 설립하여 노후를 보장받으려는 경향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노후 문제는 승속(僧俗)에 구분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승단(僧團) 조차 이런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지요. 사람과 하늘(人天)의 스승이 되고자 모든 세속적 욕망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입산한 스님들 사회에서도 은사(恩師·부모격이 되는 스님)의 노후가 상좌스님들에 의해 보장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세속에서 사는 사람들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500생의 만남이 있다’는 인연의 소중함을 스님들로부터 금과옥조처럼 배우고 들어온 세속 사람들이 승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들을 선뜻 납득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것이겠지요.종단의 안정과 발전을 해치는 골칫거리가 돼버린 승려노후복지 문제를 종단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스님들을 위한 병원이나 노후복지시설,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보험상품 개발, 노후생활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후원제도 마련 등 여러 가지 대책들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는 것에도 이론이 있을 수 없지요. 다만 조계종의 경우 60세 이상의 스님 숫자가 1688명, 65세 이상의 스님 수는 1062명에 불과하고 사찰 수가 3000여 개소를 넘는데도 스님들이 노후를 걱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의아하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절집은, 가장 불쌍한 사람을 일컬어 ‘집도 절도 없는 신세’라고 부를 만큼 갈 곳 없는 중생들의 마지막 의지처가 아니었습니까.

수덕사내 비구니 암자인 견성암은 수도와 교화를 하다가 60세가 넘은 스님들이 거처할 방과 돌볼 시자(侍者)까지 두고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시설이 부족해 부득이 문중소속 노스님에게만 입방 자격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사찰들이 견성암만 같다면 승려 노후문제가 종단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문제는 사라질 것입니다. 승려 노후문제를 둘러싼 종회의원 스님들의 고민을 지켜보는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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