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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말수귀종(本末須歸宗)

원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경북과 울산을 중심으로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8, 4.5라는 유례없는 강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오래된 믿음도 신화 속으로 사라졌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들 지역에 밀집된 원전의 안전이다. 지진의 진원지로 알려진 양산단층 주변에는 1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정부는 이곳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 중에 있다. 정부는 규모 6.5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7.0 이상의 강진도 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9월12일 5.8이라는 믿기 어려운 강진이 발생한 이후 국민안전처를 통해 이후로 사람이 체감할 만한 수준의 추가 여진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일주일 후 4.5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국민안전처가 국민을 속인 것인지, 아니면 몰랐던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국민들이 더는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원전정책에서 보여준 투명하지 못한 행정들 또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2년 정부 용역연구를 수행하면서 원전이 밀집된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는 이를 숨기고 이 지역에 2기의 원전건설을 강행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에서 보듯이 원전은 한번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반경 30km 이내에 16만명이 거주했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고리·신고리 일대는 38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활성단층 위의 원전추가건립을 전면 백지화하고 기존의 원전들도 면밀히 조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석두희천 스님의 ‘참동계’에 본말수귀종(本末須歸宗)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본말은 모름지기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하는 근본 이유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그런데 그 원자력발전소로 인해 국민들이 떨고 있다. 그렇다면 원전 정책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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