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가르침 서로 공유
가족 유대 강화에도 도움
전통 문화 직접 체험하고
도반과 수행하는 계기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시설 해결과 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템플스테이가 누구나 즐기고 참여하는 문화체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푸른 자연이 살아있는 맑고 고요한 산사에 머물며 쌀 한 톨, 물 한 방울에서 지혜와 깨달음을 찾고 우리 민족이 피워낸 소박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에는 좌선, 108배, 발우공양 등 불교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불교공동체 안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서로 공유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템플스테이는 불자라면 한 번쯤 꼭 체험해 봐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템플스테이가 가족 간의 새로운 소통과 만남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가족 참여가 많은 여름철에는 “핵가족화되고 각자의 삶이 바쁜 현대 가정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불교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다”는 후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신앙을 강조하기보다는 부처님 삶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어린자녀가 스스로 불교에 대해 호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후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 참여는 불자로서 스스로 발심하고 자신을 돌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불교신자인 직장인 윤정하씨는 지난해 가을 서울 금선사 템플스테이에서 108배를 하고 난 후 1년째 일주일에 3번씩 108배를 행하고 있다. 그는 “템플스테이 후 또 다른 나를 찾기 위해 절을 하자는 원력을 세웠다”며 “절은 업장을 소멸하거나 참회하려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며 지극한 마음으로 나를 낮추고 부처님께 절을 올릴 때 참회와 원이 된다는 당시 법사 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집에서 절수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템플스테이에 함께 참여한 친구와 108배 후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며 “수행도반이 생긴 기분”이라고 했다.
108배뿐 아니라 명상, 발우공양, 식사 전 공양게, 채식위주 식사, 합장 인사 등 불자이지만 생활 중 실천하기 어려웠던 것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이를 일상에 접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템플스테이 참여는 불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불자뿐만이 아니다. 템플스테이는 이웃종교인에게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전하고 때로는 포교를 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개신교신자인 대학생 김윤아양은 친구의 권유로 지난여름 서울 묘각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후 불교에 관심이 많아졌다. 1박2일간 프로그램에서 새벽 예불을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으로 꼽은 그는 “염불을 하며 스님과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개신교나 가톨릭에서 예배와 미사를 드리는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매우 흥미로워 불교문화를 좀 더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신을 달래고 잡생각을 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템플스테이를 자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설악산 신흥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천안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가장 기본적인 불교예절을 배울 수 있는 공간”임을 강조했다. 스님은 “불자이면서도 기본적인 실천항목을 행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부처님 가르침을 공유하면서 불법 안에서 자신의 삶을 지속해서 연마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