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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이주민 향한 관심 다시 확산되길

지난 9월18일~10월2일 캄보디아 전통명절인 프쫌벤(백중)을 맞아 한국 곳곳에서 재한 캄보디아 이주민을 위한 행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특히 10월2일 캄보디아 불교센터(대표 린사로 스님)가 군포에서 개최한 프쫌벤 행사는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행사에 참여한 캄보디아 이주민만 2000여명, 단일 이주민 행사로는 이례적인 인파가 몰린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여타 기관이나 단체의 정기적인 지원 없이 캄보디아 불교센터 회원들의 십시일반 후원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치러지고 있음에도, 해를 지날수록 규모가 커지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놀랍다. 워낙 많은 인원이 모이다 보니 이날 현장에서는 지역 은행이 홍보를 위한 후원을 자처했을 정도다. 이는 재한 불교 이주민 공동체가 자생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음을 드러내는 사례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가 최근 2016년 6월30일을 기점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200만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3.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07년에 100만을 넘어선 지 불과 9년 만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향후 5년 내 300만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5.8%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다문화 국가’로 들어선 것이다.

사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급속히 확산됐다. 당시 불교계에서도 불자 이주민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마하이주민협의회와 몇몇 사찰, 원력 있는 스님 등을 중심으로 나름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이웃 종교와 비교하면 불교계 이주민 지원 실태는 대단히 저조한 형편이어서 무관심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런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보다는 나았다. 당시 국내에는 캄보디아 불교센터 뿐 아니라 스리랑카 마하위하라센터와 마하보디사, 네팔 용수사와 재한네팔불자모임, 몽골법당 등이 나름의 신행공간을 확보하고 공동체를 조직화해 정착하는 단계였다. 또 한국불교계와의 긴밀한 교류와 체계적인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관심과 지원이 줄었고, 그 공백은 담마끼띠, 와치싸라, 우르겐, 바트보양 스님 등으로 대표되는 외국인 스님들의 원력에만 맡겨졌다. 스님들은 열악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한국불교계의 문을 두드렸으며, 또한 공동체 후원 계좌를 운영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갔다. 취재 현장에서 이들 스님 혹은 불자 이주민을 만나면 한국불교계에 대한 감사함과 더불어 말 못한 아쉬움을 내비치는 이유다.

▲ 조장희 기자
사실 캄보디아 불교센터가 성공적으로 치러낸 프쫌벤 행사에서도 한국 스님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나마 포교사단 소속 국제포교사회가 함께 해 위안이 됐다. 불자 이주민공동체의 성장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맴돌았다.

이주민 200만 시대에 접어든 지금, 불자 이주민에 대한 한국 불교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62호 / 2016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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