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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공주시사암연합회

타종단 끌어안은 노력에 불교 위상도 ‘우뚝’

▲ 공주시사암연합회는 매년 백제문화제에서 영산대재 시연 및 불교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산사를 스치는 가을이 되면 공주 시민들은 설렘으로 들뜬다. 달력을 보며 지역 대표축제인 백제문화제 날짜를 체크하고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날씨를 확인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지역민 뿐 아니다. 지난 5년간 한 번이라도 백제문화제를 즐긴 이라면 지역 불문 다시 가고 싶은 축제로 손꼽는다.

백제문화제서 영산대재 시연
회향 위한 풍등 행사 ‘인기몰이’
나눔·화합 위한 새로운 행보

풍성한 문화행사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공주시사암연합회(회장 중하 스님, 신원사 주지)가 기획·진행한 ‘풍등 날리기’ 체험이다. 풍등 날리기는 백제문화제의 일환으로 공주시사암연합회가 마련한 체험행사 가운데 하나다. 2014년 처음 선보인 뒤 반응이 좋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종교를 떠난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직접 풍등에 소원을 적어 하늘로 올려 보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발원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이 남다른 추억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아이디어를 낸 사암연합회장 중하 스님은 “연합회 차원에서 매년 백제문화제 일환으로 영산대재와 불교문화제를 진행해 오던 중 지역을 위해 회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며 “지역 대표축제인 만큼 가족단위가 많다. 이들을 위해 특별하고 의미있는 기억을 선사하기 위해 풍등 날리기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풍등 날리기는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 소외이웃을 위한 ‘한마음장학회’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한층 의미를 더한다. 풍등의 가격은 만원. 애초 기획 자체가 ‘회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에서 소외이웃을 돕고 참가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1200여개 풍등이 제각기 소원을 싣고 하늘로 올랐을 정도로 반응이 좋아 매년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지만 어려움도 있다. 공주지역이 워낙 이웃종교세가 강해 매년 축제 시즌이면 일부 기독교계에서 민원을 넣어 마음고생도 적지 않다. 다행히 오시덕 공주시장을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들이 행사 취지에 공감해, 민원을 염두에 둔 소방서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진행하고 있다. 화재 및 시민 안전에 대한 예방은 단단히 하고 있지만 사실 풍등의 특성상 일단 하늘로 올라가면 불은 금새 꺼지기 때문에 우려하던 사고는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늘을 장엄한 아름다운 풍등 행렬과 더불어 사암연합회가 남달리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산대재’ 시연이다. 지역 불교계가 마음을 모아 전통불교문화를 알리는 의미 있는 법석인 만큼 정성도 많이 들인다. 영산대재는 특히 지역불교계 화합의 장으로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공주시사암연합회는 20년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모임이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공식행사나 대사회활동을 하지 못한 채 친목모임에 머물러 있었다. 중하 스님은 사암연합회가 지역불교 대표단체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종단 간 결집력을 강화시고 활성화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이에 회장으로 추대된 뒤 종단별로 부회장 등 임원진을 골고루 배치했다. 영산대재를 비롯해 신년하례와 나눔행사 등 모든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 역시 종단 불문 소속 스님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끄는 것이었다.

그로 인한 변화는 놀라웠다. 우선 봉축행사가 달라졌다. 조계종과 다른 종단이 각각 별도로 진행될 때에는 공주시장 등 지역기관장들의 참석이 미미했다. 그러나 연합회가 결속력을 다지고 통합 봉축행사를 열기 시작하자 지역 내 유력한 정·관계 인사들이 줄지어 봉축행사 전야제에 자리했다. “지역 내 불교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불자들이 똘똘 뭉쳐 화합해야 한다”는 중하 스님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올해 백제문화제 영산대재 시연 당시 객석을 가득 메운 스님들의 모습을 보며 스님은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제 공주시사암연합회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사찰들이 힘을 모아 청년 불교를 재건하고 지역 곳곳에서 실천하는 불자를 양성하기 위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 불교의 존재감이 확산되다 보면 개별 사찰을 넘어 ‘지역불교’를 위한 마음들이 결집할 것이며 이는 불교, 나아가 지역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불교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공주시사암연합회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공주=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청년·계층포교 지원이 지역불교 우선 과제

공주시사암연합회장 중하 스님

 
“여느 지역 불교계가 그렇듯 공주시 불자들의 연령층은 상당히 높습니다. 반면 젊은 세대를 사찰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지요.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지역불교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젊은 세대·계층 포교에 힘을 쏟아야 할 때입니다.”

공주시사암연합회장 중하<사진> 스님의 원력은 확고했다. 연합회 내실을 다지는 것과 함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젊은 불자 양성이다.

중하 스님은 “공주대에 이웃종교 동아리는 회원수가 많은데 비해 불교학생회는 단 3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잘 활동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는 모두 우리 스님들의 책임이 아닐런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스님은 “포교는 곧 지속적인 관심에서 출발한다”고 단언했다.

이는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신원사의 변화를 이끌면서 굳건히 새긴 확신이다. 지속적인 장학사업과 다문화가정 지원, 독거어르신을 위한 연탄 나눔은 물론, 인근 항공부대 불교모임 법회 때마다 떡과 간식 등을 후원한 것이 5년째다. 사찰은 그대로인데 많은 것이 변했다. 예불에 참석하는 젊은 불자가 늘고 결혼이주여성이 사찰을 찾게 됐으며 항공부대 불자모임이 안정화됐다.

스님은 특히 “학생 불자 양성과 계층 포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한다”며 “지역 스님들의 관심을 모아 지역불교계 실태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화중생’이 사암연합회의 나아갈 길이라는 확신도 변함없다. 스님은 “부처님은 중생이 처한 상황과 근기에 따라 나투어 고통을 이기는 가르침을 주기에 ‘의왕’으로 불리고, 모든 보살의 마지막 원 또한 바로 ‘회향’에 있다”며 “이는 우리 공주시사암연합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62호 / 2016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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