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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되살린 ‘절구통 수좌’ 효봉선사 일대기

  • 불서
  • 입력 2016.10.12 15:50
  • 수정 2016.10.12 16:09
  • 댓글 0

‘붓다가 된 엿장수’ / 이정범 지음 / 동쪽나라

▲ ‘붓다가 된 엿장수’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고승으로 효봉 스님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왔으며, 치열한 수행과 자애로운 가르침으로 우리 역사의 혼란기 아비규환에서 방황하는 중생들에게 한줄기 빛이었다. 조계종은 통합종단 출범 이후 효봉 스님을 초대 종정으로 모셔 당간을 새롭게 세웠다. 그래서 효봉 스님은 법호처럼 현 조계종의 새벽 봉우리[曉峰]였으며 첫걸음이었다. 효봉 스님의 족적이 남아있기에 한국불교는 많은 시련과 흔들림 속에서도 여전히 옛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묵묵히 깨달음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은 ‘붓다가 된 엿장수’다. 누가 봐도 효봉 스님 이야기다. 책은 효봉 스님의 삶을 소설로 형상화한 전기소설이다. 그래서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히며 소설적인 재미도 쏠쏠하다. 효봉 스님은 판사 출신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와세다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법관이 됐다. 그러나 독립군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후 양심의 가책으로 법복을 벗었다. 그리고 참회의 마음으로 3년을 엿장수로 살며 전국을 유랑걸식했다. 그러다 금강산 도인으로 추앙받던 석두 스님과 인연을 맺고 출가수행자의 길을 걸었다. 서른여덟, 적지 않은 나이의 출가였다. 수행은 그래서 그만큼 치열했다. 엉덩이에서 진물이 흘러도 일어나지 않는 지독한 수행으로 ‘절구통 수좌’로 불렸고, 홀로 금강산 토굴에 스스로를 유폐하고 1년 6개월 만에 깨달음을 얻은 뒤 벽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제방의 고승들에게 인가를 받은 후 10년간 송광사에 주석하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한국불교의 법통을 새롭게 했으며, 가야총림 해인사 방장, 조계종 통합종단 초대 종정으로 현 조계종의 밑돌을 놓았다.

책은 소설이란 형식에도 불구하고 개항기, 일제강점기, 6.25전쟁, 근대화 시기의 혼란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특히 이런 배경들이 효봉 스님의 삶의 궤적과 함께하면서 스토리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 암울했던 그 시련 속에서 효봉 스님과 당대 고승들이 실현하려 했던 지혜로운 안목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구산, 법정 스님과 더불어 효봉 스님의 제자였던 시인 고은은 “당대 고승선덕과 주인공의 다채로운 인연관계, 여러 시대의 환경에 철저한 탐색이 발휘된 고증서술에 신뢰감이 간다”며 상찬했다. 1만40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62호 / 2016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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