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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보시 ①

기자명 일창 스님

윤회 벗어나는 긴 여정의 든든한 노잣돈

보시는 선업 쌓는 데 도움
마음만 내고 베풀지 않으면
선처 태어나는 결과는 없어
인색함 이겨내야 보시 가능

이번 호부터는 불교교학에서 밝은 측면인 열 가지 공덕행의 토대(puññakiriyavatthu)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중생들을 오염시키는 여러 가지 번뇌라는 때로부터 깨끗하게 한다(punāti, visodheti)고 해서 공덕 혹은 복덕(puñña)이라고 한다. 해야 할 것을(kattabbaṁ) 성취시키는 것이 행위(kiriyaṁ)이고, 각각의 이익이 머무는 곳이 토대(vatthu)이다. 여기에는 열 가지가 있다.

보시지계 수행과 공경과소임
회향회향 기뻐함 청법과설법
바른견해 열가지 공덕행토대

회향이 하나이고, 회향 기뻐함이 하나이다. 그리고 보통 세 가지 선업으로 보시, 지계, 수행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각각의 포함관계는 다음과 같다.

회향회향 기뻐함 보시에포함
공경소임 두가지 지계에포함
청법설법 정견은 수행에포함

먼저 보시에 대해 설명하겠다. 보시(dāna)는 어떠한 것을 베푸려는 의도를 뜻하기도 하고 베풀어지는 물건을 뜻하기도 한다. 일부가 ‘초전법륜경 등에서 사성제, 팔정도, 계정혜만 설명되어 있지 보시는 설명되어 있지 않다. 윤회를 길게 하는 것일 뿐이다. 보시는 필요 없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보시만으로 열반을 증득하여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윤회의 거센 강물을 건너가는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계라는 바탕, 보시라는 바탕이 필요하다. 마치 긴 여정을 가는 데에 많은 노잣돈이 필요하듯이 이번 생에 아라한이 되어서 즉시 윤회에서 벗어날 자신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윤회에 벗어나려는 긴 여정에는 보시라는 충분한 노잣돈이 다른 선업, 특히 수행의 선업을 닦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부처님께서도 “만약 여래만큼 중생들이 보시의 이익에 대해서 안다면 보시를 하지 않고서 자신만 누리지도 않을 것이며 마음이 인색의 때로 뒤덮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하셨다.

보시에는 네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보시자와 받는이 의도와물건
네가지가 있어야 보시라고해

보시를 받는 이가 없이 그냥 소유권을 포기하는 것은 베풂, 혹은 포기(cāga)라고 한다. 성품으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보시는 의도가 중요하지’라고 하면서 마음만 일으키고 실제로 보시물을 베풀지 않는다면 보시라는 업 궤도에 오르지 못해 선처에 태어나게 하는 등의 결과는 주지 못한다.

보시의 의도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시하기 전에 일으키는 앞부분 의도, 실제로 베풀 때의 베푸는 의도, 보시하고 난 뒤에 생겨나는 뒷부분 의도로 설명한다. 앞부분 의도는 다음 생의 초년에, 베푸는 의도는 중년에, 뒷부분 의도는 말년에 그 결과를 누리는 것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보시하기 전과 하는 중에는 온 의도를 다해 정성껏 보시했지만 나중에 ‘우리 가족을 위해 썼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등으로 의도가 무너진다면 그 보시의 결과로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초년과 중년에는 큰 재산을 누리는 등 좋은 결과를 받겠지만 말년에 재산이 무너진다든지, 혹은 재산은 많지만 거친 음식을 먹고 좋지 않은 옷을 입는 등 가진 재산을 누리지는 못하는 과보를 받는다는 뜻이다.

사실 보시하려는 마음을 내는 것 자체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주겠다고 말하는 것이 더 어렵고 그보다 실제로 직접 주는 것이 더 어렵고 제일 어려운 것은 베푼 뒤에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보시의 마음이 한 번 생겨나면 바로 그 뒤에 인색의 마음이 천 번 생겨난다고 한다. 그 인색을 보시하려는 의도가 이겨내야 베풀 수 있는 것이다.

‘다산나까 본생담’에서는 한 대신의 아들이 왕비를 사모하여 상사병이 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보살은 “왕이시여, 보시한 뒤에 후회하지 않기는 칼을 삼키는 이 묘기보다 더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62호 / 2016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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