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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불교와 스포츠 스타들

불교로 슬럼프 극복하고 세상을 향해 우뚝 선 인간승리 주역들

▲ 세계 최고의 골기퍼로 인정받던 파비앙 바르테즈.

불교의 수행과 가르침이 국경과 인종을 넘어 모든 인류에게 빛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숨기기 어려운 사실이 됐다. 아시아를 넘어 서구로 불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시합 때도 화두를 놓지 않은
세계 최고 골키퍼 바르테즈

불교를 공부하며 마약 끊고
리우올림픽 금메달 딴 어빈

불륜스캔들로 추락했지만
깊은 신심으로 극복한 우즈

불교, 스스로 우뚝 서는 종교
좌절과 시련 이겨내는 큰 힘

불교의 가르침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국적이나 개인적 삶의 배경과 상관없이 불교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연재 초반에 소개한 농구계의 필 잭슨(Phil Jackson)감독이나 이탈리아의 축구 선수 로베르토 바죠(Roberto Baggio)가 대표적이다. 심한 경쟁과 스트레스, 이에 따른 잦은 슬럼프를 이들 두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들여다봤다. 이번에 소개할 사람도 운동선수들이다. 프랑스 축구국가대표였던 파비앙 바르테즈(Fabien Barthez), 미국의 유명한 수영선수 앤서니 어빈(Anthony Ervin),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Tiger Woods)다. 

아일랜드 출신 축구선수로 프랑스의 여러 프로팀에서 뛰었던 토니 카스카리노(Tony Cascarino) 선수는 인터뷰에서 파비앙 바르테즈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파비앙 바르테즈는 불심도 깊고 차분한 심성과 바른 생활 태도, 카리스마를 함께 갖춘 선수다. 그래서 바르테즈가 하는 말과 하는 행동은 누구나 의심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올해로 45세가 된 파비앙 바르테즈는 프랑스 축구 역사상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골키퍼였다. 그는 TFC 툴루즈를 시작으로 마르세이유, AS모나코, FC낭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전통있는 프로축구 클럽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또한 프랑스 국가대표 간판 골키퍼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파비앙 바르테즈는 198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월드컵에서 최고의 무실점 기록 또한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2000년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SH)에 의해 최고의 골키퍼로 선정됐다.

▲ 바르테즈의 대머리에 키스를 하며 행운을 비는 미드 필더 로랑 블랑.

우리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된 바르테즈의 모습은 아마도 프랑스 대표선수들이 바르테즈의 대머리에 키스를 하는 모습일 것이다. 당시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드였던 로랑 블랑(Laurent Blanc)은 “팀 골키퍼인 바르테즈의 머리에 키스를 하면 언제나 팀에 행운이 따라 온다”고 농담삼아 말하곤 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그는 사생활에 잡음없는 건전하고 모범적인 삶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거나 이성을 잃지 않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운동선수로 알려져 있다. 유명세로 시끄러워지기 마련인 서구에서 바르테즈의 이런 조용한 생활은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그는 항상 기자들로부터 조용하고 완벽한 사생활에 대해 질문을 받곤 했다. 그럴 때마다 바르테즈는 “자신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 삶의 태도를 바로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바르테즈는 오랫동안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으며 일상의 생활뿐만 아니라 축구장에서도 화두참구를 놓지 않는다. 큰 경기에서 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거나 피할 수 있었던 실수를 저지를 때 마다 그는 “곤경에 처할지라도 그것을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먼 훗날 다시 행운으로 다가올 것이다”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그는 생존 경쟁이 치열한 축구장에서 간화선 수행과 불교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마음의 평정을 찾았으며 고양된 정신의 힘으로 성공을 일궈낸 축구 선수임에 분명하다.

 
▲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결정 짓고 환호하고 있는 앤서니 어빈.

미국 출신 수영 선수 앤서니 어빈은 종종 ‘저승에서 돌아온 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한다. 2016년 올해 여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라질올림픽에서 35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5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땄다. 스포츠에서 선수생명이 가장 짧다는 수영에서 30대 중반의 그가 단거리 금메달을 딴 순간 세계는 경이로움에 전율했다. 어빈이 수영선수로는 고령임에도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경기에 나선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과거 경력을 알고 나면 그의 복귀가 인간승리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어빈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50m 자유형 금메달과 100m 계영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렇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그는 4년 후인 2004년 컨디션 저하와 우울증을 이유로 은퇴했다.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운동하던 삶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후 뉴욕에서 락 밴드 멤버로 활동하는 등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이내 우울증으로 코카인이나 환각약물을 복용하는 등 방탕한 생활에 젖어들었다. 그러나 약물에 빠져 있던 어빈은 2011년 돌연히 약물을 끊고 컴백을 선언했다. 다시 연습에 몰입했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해 5위에 입상했다. 오랜 기간 방황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일이었다. 그를 변화시킨 것은 불교였다.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심히 공부하고 불교수행에도 매진했다. 어빈이 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이다. 우울증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던 그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절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절 안으로 들어선 그는 스님들의 평온한 모습과 경건한 분위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불교 가르침이야 말로 자신을 깊은 늪에서 건져줄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그는 매일 스님들과 함께 명상을 했다. 경전을 배우고 읽으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됐다. 마약을 멀리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족, 번뇌, 우울증도 어느 순간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그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원인이 승부욕과 명예욕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거만하고 나태했던 과거 생활에 대한 반성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17000달러(한화 1920만원)에 팔아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동남아에 구호기금으로 보냈다. 명상과 스님들과의 대화, 경전 공부는 그를 수영선수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올해 그는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사람들은 그를 “지옥에서 돌아온 자”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지옥 같은 최악의 삶을 극복하고 인간승리를 일궈낸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 태국 출신의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라난 타이거 우즈.

골프 선수인 엘드릭 톤트 우즈(Eldrick Tont Woods)는 긴 본명보다는 타이거 우즈(Tiger Woods)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그가 골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이며 또 가장 인기 있는 선수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우즈는 또한 세상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골프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14번의 메이저 골프경기 우승과 PGA(미국 프로골프)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즈는 불륜스캔들을 일으키며 좌절했다. 그를 후원하던 대기업 GM과 질레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스캔들 때문에 그는 슬럼프에 빠졌고 공식적인 대회에 참가할 수 없어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TV에 나와 공식적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에게 사과를 한 후 다시 골프경기에 나서기까지 많은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골프에서 보여줬던 타이거 우즈의 천재적인 능력은 불교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그는 어려서부터 불자로서 교육을 받았다. 어머니가 태국 출신의 독실한 불자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타이거 우즈는 불교를 삶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 tv에서 자신의 스캔들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 2009년 4월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타이거 우즈.

“각종 대회와 행사들, 광고 촬영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불교 신자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들은 저를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주고 삶에서 어떤 생각과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고 존경해주는 것만큼 그들을 존경하고 존중해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 Ilustrated)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불자입니다. 불교를 사랑합니다. 불교는 생명을 존중하니까요. 불교는 모든 사람을 따스한 마음으로 대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다른 이들에 대한 존경과 개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하시는데 이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시아인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만 불교 덕분에 스스로를 동양인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불교는 제 인생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 세계 불자의 수는 대략 13~16억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22%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미국에만 약 120만 명의 불자들이 살고 있으며 프랑스에도 약 80만 명의 불자들이 있다. 사실 서구에서 불교는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교다. 세상에는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스포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은 불교가 누구의 구원이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과 힘으로 우뚝 서야 하는 종교이기 때문일 것이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362호 / 2016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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