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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복지회 5년 성과 불교 미래 밝힌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10.18 10:05
  • 댓글 0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스님 노후 복지’에 관심을 갖는 사부대중은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무소유를 지향하는 스님이 노후를 신경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조계종의 경우를 보자.

1990년대에도 조계종 스님은 1만명을 훨씬 웃돌았다. 스님이 머물 곳은 산사의 절이나 도심 포교당이다. 수많은 사찰과 포교당이 있어 문제 될 게 없을 것이라 볼 수 있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국 전통사찰 건축 특성으로 인해 교구본사라 해도 스님만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찰은 몇 안 된다. 유수사찰이라 해도 스님 30명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절 또한 그리 많지 않다. 포교당은 평균 3~5명 정도다. 스스로 개척한 절이 없고, 교구본사와 유수사찰에서 머물 여건이 안 된 70세 전후의 스님들은 갈 곳도 머물 곳도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1990년대 아파트나 도시에 자리한 주택들을 개조한 토굴이 1990년대 우후죽순처럼 생긴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병에 걸리면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곤란했다. 암 판정을 받아도 ‘수행을 잘못했으니, 수행을 안 했으니 그런 몹쓸 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핀잔과 시선을 꺼린데 따른 것이다. ‘무소유를 실천해 가는 스님이 수행을 잘 못하니 병에 걸린다’는 이 한 문장이 조계종을 지배했다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2011년 출범한 승려복지회는 조계종 사부대중이 스님들의 생활고를 직시했음을 시사하고 나아가 향후 이 문제를 풀어 내겠다는 의지의 발로였기에 의미가 깊었다. 승려복지회 주력 사업은 장기요양비·치료비를 포함한 의료비 지원, 건강보험 지원, 국민연금 지원이다. 실질적 지원을 위한 자구책을 고민한 조계종은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다.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치료비 지원 대상자를 ‘세납 65세 이상 무소득·무소임자’에서 ‘종단 등록사찰에 거주하는 승려 대상’으로 대폭 확대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승려복지회는 국민연금공단과의 협의를 통해 정기적 소득이 없는 스님들도 국민연금보험에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막힌 혈로를 뻥 뚫어 낸 쾌거로 평가할 만하다.

출범 5년 만에 정기후원자 2700여명을 확보했고, 정기후원을 통해 적립되는 금액은 매월 2100만원이라고 한다. 승려복지를 중단없이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사부대중의 관심이 더 집중된다면 조계종의 숙원불사인 승려노후복지 제도는 안착할 것이 확실하다. 승려복지회의 활동 지평이 더욱 더 넓어지기를 기대한다.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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