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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도 재가불자도 ‘불자답게 살자’

법보신문이 신도들을 대상으로 ‘불자답게’라는 신행 캠페인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불자답게 산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 즉 불법(佛法)을 지키고 살자는 의미이다. ‘불자답게’ 캠페인은 그 동안 한국의 불자들이 불교를 불교답게 신행하지 못했음을 되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향후 한국의 불자들이 불자답게 삶으로써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갖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그런데 한국불교에 있어서 불자는 흔히 스님과 구별되어 신도로 이해되기는 하지만 그 본래 뜻이 불제자이기에 불자답게 살아감에 있어서 스님들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스님이든 신도든 모두 불자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스님은 출자가로서 불자답게 살아야 하며, 신도는 재가자로서 불자답게 살아야 한다.

일찍이 한국의 스님들은 부처님 법대로 즉, 불자답게 살고자 노력하였다. 스님들이 부처님 법대로 산다는 것은 청정하게 계를 지키고 용맹하게 수행에 정진함을 의미한다. 용성과 만해 그리고 성철과 청담 등 당대의 선각승들은 각기 불교유신운동과 봉암사 결사, 그리고 불교정화운동을 통하여 한국승가의 비승비속한 세간적 삶을 타파하고 지계청정(持戒淸淨)하고 용맹정진(勇猛精進)하는 수행자로 살고자 하였다.

그러나 선각승들의 불자답게 살기운동은 매번 승가의 현실 상황에 부딪히면서 여법하게 마무리되지 못하였다. 아마도 오늘날, 사회적·교단적 물의를 빚는 스님들의 여러 범계 행위와 그로 인한 사회의 걱정과 불신은 부처님 법대로 살고자 했던 결사들이 미완에 그친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이제, 스님으로서 불자답게 살기 위한 승가의 결사가 다시금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2011년, 조계종이 환골탈태를 다짐하며 불교중흥운동으로 선언한 ‘자성(自省)과 쇄신(刷新) 결사(結社)’가 초심을 잃지 않고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하여 보완해야할 문제들은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재가신도의 불자답게 살기는 출가승려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재가신도가 불자답게 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한국불교의 신도들이 불자답게 살지 못해온 근본 이유를 우선 알아야만 한다. 불교는 본래 자기가 스스로 닦아 붓다가 되는 자력신앙이기에 부처님에게 복을 구하는 타력적 신앙행위인 기복행위는 재가신도를 불자답게 살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만 한다.

오로지 자신의 복만을 구하는 신도에게 있어서는 부처님의 삶도 그 가르침도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모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불자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그들이 어떻게 불자답게 살 수 있겠는가?

재가신도들이 불자답게 살기 위해서는 왜 부처님이 범부들은 그토록 갖고 싶어 하는 왕자의 지위와 부와 명예를 버리고 출가하였는가를 인식하여야 한다. 또한 깨달은 이후에도 입멸에 이르는 순간까지 왜 직접 전법과 교화의 길을 걸었는가를 이해하여야 한다. 부처님의 출가는 고(苦)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었으며, 부처님의 전법은 고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었다.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중생들은 그토록 갈구하는 부와 명예가 오히려 자신들을 고해(苦海)로 빠져들게 하는 원인임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재가신도들이 부와 명예를 구하는 행위가 스스로 고통을 얻고자 하는 어리석은 행위임을 깨닫게 된다면 그들은 스스로 기복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부와 명예를 고의 원인으로 자각한 부처님에게 부와 명예를 구하는 행위는 모순이다.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어찌 중생에게 고를 주시겠는가!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chokiryong@dongguk.edu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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