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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한 나라를 위한 부처님의 조언

기자명 화령 정사

요즘 우리나라가 많이 어렵고 시끄럽다.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나라를 진정으로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사적인 이익과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급급해서 정책을 펴다보니 나라의 체질이 허약해져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우리 국민들은 원칙을 지키고 근본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께서는 나라를 바르게 이끄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가르침을 남기셨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밧지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가다의 아자타사투왕이 밧지국을 쳐들어가려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밧지국 사람들이 어떻게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지키는지를 먼저 말씀하셨다.

“첫째, 밧지국 사람들은 자주 모임을 가지고 바른 일을 서로 의논하여 모두 실행한다. 둘째, 왕과 신하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화목하고 공경한다. 셋째, 법을 받들어 삼가야 할 것을 알고 예의를 어기지 않는다. 넷째,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여 순종한다. 다섯째, 정숙하고 진실하며 웃고 농담할 때라도 그 말이 음란하지 않다. 여섯째, 수행하는 사람을 공경하고 계행이 청정한 이를 존경하여 보호하고 공양하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곱째, 백성들은 종묘에 제사 지내고 조상을 섬긴다.”

부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이러한 나라는 윗사람과 아랫사람, 어른과 젊은이가 서로 화목하고 갈수록 흥할 것이며 이러한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여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이 일곱 가지 법을 실행하면 어떤 적이라도 그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아자타사투왕은 밧지국을 침략하는 일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밧지국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나라가 부강해지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국민들이 바른 생각을 가지고 화합하면 어떠한 적도 두려워 할 것이 없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화합하지 못하면 스스로 붕괴되고 만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파벌 싸움만 하고 있으며 정부 지도자들과 사회 지도층은 사익에 눈이 멀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화목과 공경은 어디 가고 원색적인 비난과 유치한 말싸움만 판을 친다. 어쩌다 그럴싸한 법안이 만들어져도 금방 유명무실해지거나 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돈 때문에 존속상해와 부모학대가 다반사이며 스승이 스승 대접을 못 받은지 오래고 어른도 어른 구실을 못해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온 나라가 음란 공화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낯부끄러운 기사들이 정쟁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수행하는 사람들을 공경하려고 해도 참된 수행인은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보기가 힘들다.

종교 지도자들만이라도 의연하고 바른 모습을 보여 사회의 청량제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밧지국 사람들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정신적 지주로서 종묘에 제사 지내고 조상을 섬긴다고 했다.  이는 곧 우리의 역사를 존중하고 조상들의 훌륭한 정신을 찾아내어 기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사는 왜곡되고 나라를 위하여 희생한 분들은 잊혀져 가며 나라 팔아먹은 사람들의 자손은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 유실되어 가는 독립운동 유적지 발굴과 보존에는 9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는 1900억 가까이 책정되었다는 보도가 우리의 역사인식을 한 마디로 대변해 준다.

국론은 양극화를 걷고 계층 간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정신적 지주로 삼을 만한 대상은 눈을 씻고 봐도 없으며 사회 풍조는 금전만능주의로 흘러 정치, 경제, 교육, 언론, 종교계 등 안 썩은 곳이 없으니 지금의 우리나라의 모습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밧지국 사람들과는 정반대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밧지국 사람들의 부국강병과 국태민안의 조건들을 위정자들은 새삼 가슴에 새겨보기 바란다. 

화령 정사 총지종 교육원장·철학박사 padmalee@hanmail.net


[1364호 / 2016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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