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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학 공부 유학자 보호하다 폐사된 절서 종교화합 모색

  • 신행
  • 입력 2016.10.24 15:12
  • 수정 2016.10.27 14:50
  • 댓글 0

자비명상, 천진암서 신부 초청강연…주어사 합동추모의식 참여

천주학을 공부하던 유학자들을 보호하다 폐사된 사찰에서 불교와 가톨릭이 화합을 모색해 눈길을 끈다. 자비명상 53명상여행이 천진암서 신부를 초청한 특강을 열고, 아리담문화원은 주어사 터에서 화합한마당을 개최한다. 불교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두 사찰에 가톨릭 성역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 화합의 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자비명상(이사장 마가 스님)은 11월5일 오전 10시 ‘53선지식을 찾아 떠나는 명상여행(이하 명상여행)’ 20번째 순례지로 경기 광주에 소재한 천진암을 찾는다. 명상여행은 천진암성지 100년성당 건설본부장에 위촉된 송병선 신부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명상여행에 따르면 천진암은 한 때 스님 300여명이 수행하던 사찰이었다. 조선 말기 유학자들에게 도피처를 내주면서 10명의 스님들이 주석했다. 18세기 중엽, 유학자 이익의 영향으로 천주학에 눈 뜬 유학자들이 모여 강학 모임을 가지면서 한국천주교회발상지로 불리게 됐다.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천진암에서 천주학을 공부했던 최창현, 정약종, 이승훈 등이 참수됐고, 그들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스님들도 참수되면서 폐사된 곳으로 알려졌다. 천진암강학당지 비석과 함께 처형된 5인의 묘역이 조성돼 있다.

이날 오후 명상여행은 경기 여주 소재 주어사 터도 방문한다. 수원 아리담문화원(원장 송탁 스님)이 오후 2시부터 실시하는 ‘주어사의 올바른 역사계승을 위한 화합한마당’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화합한마당은 불교·유교·가톨릭 등 각 종교별 합동 추모의식과 뮤지컬 ‘주어사; 생명이 중한디’, 판소리 등으로 마련됐다.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은 화합한마당에서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어사 역시 천진암과 마찬가지로 유학자들의 천주학 강학 장소였다. 1779년 권철신·정약전 등이 천주학을 공부한 곳으로 추정되며, 폐사돼 터만 남았다. 절두산순교성지후원회에서 출간한 ‘천주교순교성지절두산’(박희봉 편저)에 따르면 주어사 터에 있던 해운대사 의징의 부도비는 1973년 11월 오기선·박희봉 신부가 절두산순교성지에 세워놓았다고 한다.

현재 가톨릭계에서 불교의 희생을 뒷전으로 한 채 천진암과 주어사 터를 가톨릭 성지로 바꾸려고 하자 뒤늦게 사실을 인지한 불교계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은 “천진암과 주어사 터 순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스님들의 진정한 자비에 예를 갖추는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자비명상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53선지식 찾아 떠나는 명상여행을 실시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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