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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계

기자명 일창 스님

천상에 오르는 사다리, 열반에 드는 문

청정한 계 반조하면 기쁨·희열
마음 고요해지고 행복 생겨나
삼매 들면 여법하게 법 나타나
여실지견 바탕으로 열반 증득

공덕행의 토대 두 번째는 계(sīla)이다. ‘계’란 몸과 말로 악행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이 계라는 단어는 계행(sīlana)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는데, 계행이란 몸과 말을 바르게 간수하는 것, 즉 바르게 두는 것(samādhāna), 또한 다른 선법들을 지탱하는 것(upadhāraṇa)이라는 뜻이다. 계의 특질은 다음과 같다.

계라는법 계행특징 파계허물 없게역할
깨끗함의 나타남과 참괴두법 근인이네

방금 설명했듯이 계는 ‘계행, 즉 몸과 말을 바르게 두는 것, 선법들을 지탱하는 것’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계를 어겼을 때 생겨날 여러 가지 허물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몸과 말이 깨끗하고 청정한 것으로 수행자의 지혜에 나타난다. 악행을 행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이 계를 생겨나게 하는 가까운 원인이다.

계는 계행이라는 특징으로는 한 가지이지만 행함으로서의 계와 삼감으로서의 계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살생을 삼가는 것’ 등이 삼감으로서의 계이고 이에 대해서는 앞서 오계, 10악행, 팔계를 통해 살펴보았다. ‘자식으로서의 의무’ 등이 행함으로서의 계이고 이에 대해서는 앞서 재가자의 율을 통해 살펴보았다. 계를 더욱 청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삼감으로서의 계를 지킬 뿐만 아니라 행함으로서의 계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

또는 ①계목단속 계, ②감각기능단속 계, ③생계청정 계, ④필수품관련 계로 네 종류로 나눌 수도 있다. 비구라면 비구계, 재가자라면 오계 등을 잘 지키는 것이 계목단속 계다. 눈이나 귀 등으로 형색이나 소리 등을 보거나 듣거나 할 때 탐욕 등의 번뇌가 들어오지 않도록 감관을 잘 단속하는 것이 감각기능단속 계다. 비구라면 탁발 등의 여법한 방법으로, 재가자라면 바른 생계로 필수품을 구하는 것이 생계청정 계다. 필수품을 받거나 사용할 때 그 목적 등을 숙고하면서 수용하는 것이 필수품관련 계이다. 먼저 출가자라면 비구계를, 재가자라면 오계 등을 잘 지켜 계목단속 계와 생계청정 계를 청정히 하고서 필수품을 잘 반조하면서 사용하고 감관을 잘 단속하는 것으로, 더 나아가 어떠한 수행주제를 선택해 수행을 실천하는 것으로 완벽한 계청정을 성취할 수 있다.

또한 수행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도 계는 매우 중요하다. 평소 계를 잘 수지한 이가 자신의 청정한 계를 반조했을 때 그에게는 큰 기쁨과 희열이 생겨난다. 그 희열을 바탕으로 마음이 고요해진다. 경안을 바탕으로 마음에 행복이 생겨난다. 마음이 행복하면 쉽게 삼매에 든다. 삼매에 든 마음에 법들이 있는 그대로 여실하게 나타난다. 여실지견을 바탕으로 열반을 증득한다.

계를 잘 구족하면 재산이 늘어난다. ‘계를 잘 지키는 사람이다’라는 등의 명성이 자자하다. 어떠한 모임에 가더라도 당당하다. 임종할 때 헤매지 않고 깨끗한 마음으로 임종한다. 죽은 뒤에는 천상에 태어난다.

재산늘고 명성얻고 대중당당 임종불매
죽은뒤에 천상가는 다섯가지 지계이익

“나는 원래 악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살생행위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라고 따로 계를 수지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다. 계를 따로 수지하지 않고 악행을 삼가는 것을 ‘소의 계’, 즉 소가 지키는 계라고 한다. 이것은 견고하지가 않다. 악행을 범할 상황이 되면 쉽게 어길 수 있다. 그래서 삼귀의와 함께 특별히 계를 수지하는 것이 좋다.

지계의 물로만 중생의 때를 씻어낼 수 있다. 지계의 약으로만 중생들의 열병을 잠재울 수 있다. 지계의 향기만 바람을 거슬러 사방으로 퍼진다. 계는 천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열반이라는 도시로 들어가는 대문이다. 지계라는 장식이야말로 어떠한 장식보다 빛난다. 악행으로 인한 두려움 등을 떨쳐내 명성 등의 이익을 준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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