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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도량부터 등신불까지’ 육조혜능 선사 법향을 좇다

  • 교계
  • 입력 2016.11.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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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육조 모신 육용사 등
2번째 해외순례는 광저우
동화선사·남화선사 참배

▲ 청계사 108순례단은 10월20~23일 육조혜능 선사의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

의왕 청계사 108선원순례단은 사찰과 선원 등 108곳을 순례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특히 선원에서 수행하는 국내외 스님들이 은산철벽 뚫고자 하는 선의 향기 따라 순례하며 대중공양을 올리고 있다. 108선원순례단의 발자취를 지면에 기록한다. 편집자

초조~육조 모신 육용사 등
2번째 해외순례는 광저우
동화선사·남화선사 참배

의왕 청계사 108선원순례단(단장 성행 스님)이 10월20~23일 중국 광저우로 육조혜능 선사의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 지난해 대만에 이어 두 번째 해외순례다. 

광효사는 혜능 선사의 삭발수계 도량이다. 대웅보전, 육조전, 세발천, 철탑, 비각 등 건축물들은 웅장하면서도 치밀하다. 예불을 마치고 달마대사와 혜능 선사의 흔적들이 배어 있는 경내 곳곳을 찾아다니며 절을 이어갔다. 탑돌이를 마치고 서둘러 육용사로 향했다. 육용사는 1400여년 된 선종 고찰이다. 이름이 상징하듯 절 마당에는 6그루의 용수나무가 있었다고 하는 데, 이제 4그루만 남아 버티고 서 있었다. 혜능 선사를 모신 육조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육조전 상단 양 옆으로 걸려있는 ‘일화오엽(一花五葉)’ 등 편액이 눈에 띈다. 한 송이 꽃, 즉 달마의 깨달음이 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으로 이어져 다섯 송이 잎을 피우며 조계산 기슭에서 결실을 맺은 선종의 역사를 한 눈에 보는 듯했다.

이튿날 동화선사와 남화선사를 참배했다. 앳돼 보이는 비구니스님과 노보살이 안내했다. 동화선사는 전쟁으로 폐사된 터에 현재 방장 만행 스님이 복원 중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이곳저곳 불사가 한창이었다. 대웅보전에 들어서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삼존불이 순례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대열을 갖추었다. 수련관에서 참선을 한 뒤 삼성동굴을 찾았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는 토굴은 혜능 선사가 머물렀고 만행 스님도 3년간 폐관 정진했던 곳이다. 숙연해졌다. 차례대로 합장하고 무릎을 꿇었다. 혜능 선사의 맨 얼굴을 친견하는 듯 가슴이 뜨거워졌다. 혜능 선사도 물을 긷고 땔나무를 나르는 일상과 함께 부처님이 되지 않았는가? 일상에서도 부처님 행을 따르면 그게 살아있는 부처님 아닐까.

혜능 선사 등신불은 남화선사 조전에 있다. 좌선한 채 열반한 법구에 옻칠을 해서 모신 것이다. 모두 등신불 앞에서 합장을 하고 한없이 서 있었다. 예불 뒤, 순례단원 몇몇이 보리수 아래에서 나뭇잎을 줍고 있었다. 벌레가 갉아먹어 누런 자국이 군데군데 나 있었다. 한 단원은 한지 사이에 나뭇잎을 끼우면 무늬가 너무 선연하고 아름다울 것이라며 나뭇잎에 묻은 흙을 털고 있었다. 남들이 더럽다고 외면하는 그 나뭇잎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화엄경’에서는 물이 맑아 달이 나타났지, 달이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름다움과 추함은 나뭇잎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귀국길에 홍콩의 청동 좌불상을 찾았다. 누군가의 입에서 광명진언이 흘러나왔다. 어느새 그 진언은 한 목소리가 되어 자연스럽게 울려 퍼졌다. 사실 일상과 함께 하는 것은 진언뿐만 아니다. 늘 기도하며 부처님께 다가가려는 간절함이, 보리수 나뭇잎을 가슴에 안고 어지러운 마음을 내려놓으려는 애절함이 그렇다. 단원들의 일상은 늘 부처님과 함께 한다.  

이갑숙 108순례단원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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