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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법륜 스님 즉문즉설 노하우 ②

익숙함을 버리는 생각의 전환을 강조하다

철학은 그리스어 필로스(philos, 사랑함)와 소피아(sophia, 지혜) 합성어로 ‘지혜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당시 이오니아 자연철학자들은 철학이란 표현보다 자신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담론을 일컬었다. 철학 카테고리에 삶을 담아두려 하지 않았다. 철학은 익숙한 사고와 습관을 사색과 성찰로 반추하는 과정이다. 법륜 스님의 설법도 이런 의미에서 생각을 달리하면 세상도 달라진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스님의 스토리 소재는 철저히 민초들 관심사다. 커뮤니케이션의 요건인 시의성, 흥미성, 접근성 3가지가 갖춰져 있다. 이런 이야기 구성법을 지역밀착형 스토리텔링이라고 부른다. 날이 갈수록 열기를 더한 광화문 촛불현장에서 시민들은 SNS를 통해 ‘법륜 스님이 ‘최순실씨는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순식간에 공유했다.

민초 삶 소재로 지역 밀착형 설법
야단법석으로 시대정신 깨쳐야

당시 즉문즉설의 질문자는 “시아버님도 남편도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만 지지해왔는데 최순실 사태가 터지니까 더 이상 못 믿겠다고 한다, 탄핵해야 할 것 같은데 야당도 마음에 안 들고 뉴스를 볼 때마다 짜증스럽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법륜 스님은 “최순실 씨는 능력 있는 사람입니다. 최순실씨 공덕을 제가 한번 얘기해 볼까요? 질문자는 최순실씨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 ‘내가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던데, 며칠 만에 우리 남편과 시아버지 생각을 확 바꿔주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순간, 청중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시 법륜 스님은 말했다. “대구, 경북지역 50대 이상 성인들은 지역주의에 사로잡혀서 하늘이 두 쪽 나도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었어요. 그 콘크리트 같은 사람들 생각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졌습니다. 그게 여간해서 깨집니까?(모두 웃음) 지난 총선 공천파동을 통해 금이 짝 가더니, 이번 기회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요즘 대학생들 지난 20년간 사회가 이렇게 되던, 저렇게 되던 깊은 잠에 빠져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눈을 번쩍 뜨고 제일 먼저 일어나더니 제일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 대학생들을 깨운 사람이 누구예요?(모두 웃음과 박수) 그 공덕을 얘기하자면 10개도 더 된다니까요.(모두 웃음)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에 장애가 된다고 헌법개정안을 내도, 여야가 정쟁하느라 야당이 거부해서 통과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여야가 합의해 어떤 거국내각을 마련한다면 야당도 국정에 책임을 져야 되니까 그런 법안 통과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지요.(모두 웃음)”

법륜 스님은 이번 사건이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권력을 움켜쥐고, 또 반대쪽에서는 계속 폭로하고, 그래서 서로 싸우기만 하면 국가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나라가 주저앉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고 국민들이야말로 분노만 하지 말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지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면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거니까 질문자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모두 박수)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옛날엔 권력의 힘이 너무 세서 우리가 좋은 나라를 만들려다가도 감옥에 갈 확률이 높았는데, 지금은 그러다가 감옥에 갈 확률은 별로 높지 않잖아요.(모두 웃음)”

그렇다. 지금은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소리칠 때다. 특히 불교는 ‘호국불교’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왔다. ‘고려대장경’ 판각사업은 불교가 백성과 하나되어 외적을 물리치고자 전개한 호국불사다. 임진왜란 때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등 의로운 스님들이 왜적을 막고자 군을 조직해 선봉에 섰다. 삼일운동 때 한용운, 백용성 등 고승은 민족대표 33인으로 분연히 일어섰다. “말할 때 말하고” “진정으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환을 똑똑히 알아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경전을 지혜와 자비로움으로 실천할 때다. 그렇게 사찰마다 광장마다 야단법석으로 시대정신을 깨쳐야 한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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