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공경과 소임
42. 공경과 소임
  • 일창 스님
  • 승인 2016.11.22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 예경” 권선하자 천신으로 태어나

공덕행의 토대 네 번째는 공경(apacāyana)이다. 공경에는 특별공경과 일반공경이 있다. 부처님이나 가르침, 승가에게 공경하는 것이 특별공경이다. 왜냐하면 부처님과 가르침, 승가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특별한 덕목을 갖추고 있어서 그렇게 특별한 덕목을 갖춘 대상에 대해 공경하는 것은 수명, 용모, 대중, 행복, 힘을 주는 것을 비롯하여 선처에 태어나게 하는 등의 특별한 결과를 주기 때문이다.

특별 덕목 갖춘 대상 공경하면
수명·용모 등에서 특별한 결과
지위에 걸맞은 의무 실천하되
대가 바라지 않고 정성껏 해야


예를 들어 수메다 부처님 당시, 한 여인이 칠보로 장엄된 부처님 사리탑을 친견하고 강한 믿음이 생겨나 계속 존경하고 예경하면서 “나는 재산이 없어 보시는 하지 못한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사리탑에 예경하시오. 그러면 다음 생에 천상에 태어나는 등의 좋은 결과를 누릴 것입니다’라는 등으로 권선을 하면서 지내리라”고 생각하고는 스스로도 예경하고 남에게도 예경하길 권선한 과보로 그 생 이후로 3만겁 내내 사악처에 태어나지 않았다.

일반공경은 태생이나 나이, 덕목으로 높은 분에게 마찬가지로 예경하고 공손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른을 항상 공경하고 존경하는, 계행을 잘 갖춘 이들에게는 수명과 용모, 몸과 마음의 행복, 몸과 마음의 힘이 계속해서 늘어난다. (법구경 게송 109)

공덕행의 토대 다섯 번째는 소임(veyyāvacca) 혹은 봉사이다. 비구라면 부처님이나 탑, 보리수, 법탑에 해당되는 경전, 상가들이 머무는 거주처, 스승님 등에 대한 의무를 잘 실천하는 것이다. 재가자라면 부모님이나 각자의 위치, 지위에 걸맞은 의무나 공익을 위한 의무를 잘 실천하는 것이다. 물론 대가를 바라고 하는 행위는 진정한 공덕이라고 할 수 없다. 당연히 해야 할 일, 의무라 생각하고 정성껏 행해야 한다.

부처님조차 이러한 소임 공덕을 저버리지 않으셨다. 예를 들어 아누룻다 존자의 분소의 가사를 만들기 위해 부처님을 비롯한 80분의 대제자, 500명의 비구가 와서 마하깟사빠 존자와 아난다 존자가 양끝에서, 사리뿟따 존자가 가운데서 가사를 기웠다. 다른 비구들은 실을 감아 주었고 부처님께서는 직접 실을 바늘에 꿰어 주셨다. 마하목갈라나 존자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었고 아누룻다 존자의 과거 세 번째 생에 아내였던 도솔천 천신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양을 준비하도록 알렸고 제석천왕은 땅을 골랐다. 스님들이 빙 둘러앉은 모습이 마치 땅이 붉게 물든 것 같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볼 때 부처님이나 승가 모두 소임을 행하는 것을 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석천왕이나 천신까지 소임이나 의무를 다했다고 알 수 있다.

1900년대 미얀마의 고승이었던 레디 사야도의 일화도 본받을만하다. 당시 승원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큰스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레디 사야도는 매일 한밤중에 승가가 마시는 물, 사용할 물들을 길어놓았다고 한다. 누가 물을 길어놓았는지 아무도 모르자 제자들은 직접 숨어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자 한밤중에 레디 사야도가 직접 마실 물과 사용할 물을 위한 물항아리들을 씻어서 물을 채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큰스님이 직접 소임을 행하는 것을 비구들이 알게 되었을 때 “스님, 참아 주십시오. 이 일은 저희들이 할 일입니다. 스님이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라고 청했다. 그러자 레디 사야도는 “스님들, 내가 선업을 행하는 것을 가로막지 마시게. 나의 이 손과 발은 윤회하는 내내 아들의 노예, 아내의 노예, 갈애의 노예로 많이 사용 되었다네. 이제 좋은 업이 뒷받침해 주어서 부처님의 교법과 만나 이렇게 승단의 소임을 하게 될 기회를 얻었으니, 선업을 계속하게 해 주시게. 가로막지 마시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재가자로서의 의무는 앞서 재가자의 율을 통해 설명하였다. 이러한 소임들을 현대 상황에 맞게 충실하게 잘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익을 위한 소임도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여 공덕행의 토대를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68호 / 2016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