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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

불교에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고사가 있다. 부처님께서 오시자 왕과 귀족들이 크고 화려한 등을 바쳤다. 가난한 여인도 등을 밝히고 싶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온종일 굶으며 구걸을 해 작고 소박한 등 하나를 겨우 밝혔다. 밤이 깊어지자 화려했던 등들이 하나둘 꺼졌다. 그러나 작은 등 하나가 꺼지지 않고 끝까지 어두운 밤을 밝혔다. 제자들이 끄려하자 부처님께서 만류했다. 비록 가난하고 작은 등이지만 그 여인의 지극한 정성이 깃들어 있기에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깨웠다. 부자들의 화려한 등보다 가난한 이들의 정성 깃든 등 하나가 훨씬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매주 토요일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벌써 한 달 째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망언에도 촛불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다. 오히려 김진태 의원을 조롱하듯 스마트폰 촛불, LED촛불 등 기상천외한 촛불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민들의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던 빈자일등의 촛불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살기 버거운 국민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스스로 촛불을 구입해 국가를 위해 불을 밝히고 있다. 어른에서 어린학생들까지 그 정성과 열망이 결국 국가를 바로 세울 것이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대통령의 역주행은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는 11월23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기어코 체결했다. 기자들의 취재까지 불허했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단초가 됐던 110년 전 을사늑약의 판박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 또한 비정상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국정교과서를 집필하면서 집필진과 집필기준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경고에도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교과서 추진배경으로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고,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둘러보면 대통령과 대통령을 둘러싼 사람들 중에 혼이 정상인 사람이 없다.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국민들이 들고 있는 촛불이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을 일깨우는 지혜의 빛이었으면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69호 / 2016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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