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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어떻게 부처님처럼 살 것인지를 화두로 품고 살아야”

▲ 지홍 스님은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행복, 평화 깨달음”이라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삼독으로 인해 생기는 번뇌 망상의 마구니를 스스로 무찔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여러분과 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횃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어둠이 사라지듯이, 수행하는 사람이 깨우쳐 진리를 보게 되면 무명은 곧 없어지고, 밝음만 항상 있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천년동굴에 횃불 밝히면
즉시 밝아지는 것처럼
수행은 마음 밝히는 것

수행과정에 만나는 장애
굳은 원력으로 극복해야

탐진치 삼독에 갇혀 살면
어둡고 불행한 삶의 연속
수행으로 맑은 삶 만들어야

어느 지역에 천년 넘은 동굴이 있었습니다. 그 동굴에는 햇빛이 들어가지 않아서 늘 어둡고 서늘했습니다. 그렇게 천년 동안 어둡고 서늘한 동굴에 누군가가 횃불을 밝히면 그 순간 동굴 안은 환하게 밝아집니다. 천년 동안 어두웠다고 해서 밝아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불을 밝히는 순간 즉시 밝아집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번뇌 망상으로 마음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더라도 수행을 하고자 하는 원력을 세우고 부처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마음의 등불, 진리의 등불을 켜는 순간 우리 마음은 훤히 밝아지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수행하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물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것과 같다. 양쪽 기슭에 걸리지 않고,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썩지 않으면 나는 이 나무가 틀림없이 바다에 들어갈 것을 보장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다는 수행자에게 깨달음, 진리, 기도 성취를 의미합니다. 또 일상의 삶속에서 행복을 성취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늘 일상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무와 같아야 합니다. 나무는 대개 물에 뜨지만 썩은 나무는 가라앉습니다. 물에 뜨는 나무라야 물의 흐름에 따라 개천을 흐르고 흘러, 강을 거쳐 바다로 갈 수 있습니다. 바다로 가는 것은 깨달음, 기도를 성취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행복을 이루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깨달음을 이루려면 마음자세가 우선 중요합니다.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자세가 갖춰지지 않고, 기도하려는 원력이 없으면 썩은 나무와 같습니다. 원력이라는 것은 기도를 성취하겠다는 의지이자 목표입니다. 이 목표가 뚜렷해야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절에 가고, 밥 먹고, 하루 시간을 보내겠다는 마음을 갖고 절에 온다면 그것은 썩은 나무와 다름없습니다.

수행의 과정은 험난합니다. 나무가 개천을 흘러 바다로 가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을 거칩니다. 돌에 부딪치고,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라앉지 않고 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간다면 결국에는 바다로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수많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행을 하는 동안 몸이 아파 정진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쉬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또 수많은 번뇌 망상으로 수십 번 다른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행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초지일관 밀고 나가겠다는 굳은 마음을 내야 합니다. 몸이 아파 누워 있더라도 기도하는 마음을 놓지 않고, 다시 몸을 추슬러 수행을 해야 합니다. 거기서 중단하게 된다면 그동안 했던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바로 원력입니다.

원력은 스스로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 원력은 원대해야 하고, 진리에 합당해야 합니다. 자기 욕심만을 채우겠다는 것은 탐욕에 불과합니다. 원력은 보살과 같은 마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자비스러운 관세음보살처럼, 모든 중생을 다 지옥에서 건지겠다는 지장보살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모두 실천하겠다는 보현보살처럼, 지혜를 닦겠다는 문수보살처럼, 그런 원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원력을 갖고 그 원력을 절대 놓지 않고 집중해서 끊임없이 가는 사람은 반드시 그 원력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부처님은 “나는 진실만을 이야기한다. 나는 실답지 못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2600년 동안 우리 선조들이 그 가르침을 믿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가꾸어왔던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실천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여러분들은 삶에서 반드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굳은 원력을 세웠다면 다시 굳건한 마음으로 수행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행하는 데는 여러 장애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수행은 마치 한 사람이 1만명의 적과 싸우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1만명의 적이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모든 번뇌 망상입니다.

삶속에서 어려움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을 모두 극복해야 합니다. 수능시험에서 어려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내야 대학에 가듯이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어려운 난관들을 모두 극복해야 궁극적인 깨달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몸에 병이 생기면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늙음의 문제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팍’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살면서 생기는 여러 어려움을 다 이기고 견뎌내고,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장애도 모두 이겨내야 합니다. 그것이 1만명의 적과 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어려움을 참아내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면 살 수 없습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탐욕을 스스로 제어하고, 화가 일어나도 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리석은 생각이 일어나면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살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음이 일어나는 대로 그대로 쓰고 산다면 삶은 영원히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한 순간 일어나는 화를 참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못 참고 화를 내기 때문에 자신도 괴롭고 주변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도 몸에 병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적과 싸우는 병사가 되어야 하는데 스스로 적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화를 내는 대신 자비심을 베풀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혈액순환도 잘돼서 건강도 좋아지고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연 좋아지게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마음을 잘 다스리고, 내 마음속에 가득찬 탐진치 삼독을 스스로 제어해야겠지요. 그러면 행복하고,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나만 따뜻한 게 아니라 주변도 따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바로 행복, 평화, 깨달음입니다. 이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탐진치 삼독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번뇌 망상의 마구니를 스스로 무찔러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자비스런 마음을 가져야 하고,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원력으로 지혜를 닦고 그 지혜를 실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는 마땅히 관하라. 곧 마음으로 깨달음을 생각해야 괴로움을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행자는 늘 부처님 가르침과 자비행, 보살심을 마음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일상에서도 ‘깨달음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부처님 가르침을 내 삶속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를 화두처럼 품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불자답고, 수행자답고, 기도하는 사람다운 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길은 쉬운 길이 아닙니다. 멀고도 어려운 길입니다. 그렇다고 누가 대신 걸어가 줄 수 있는 길도 아닙니다. 결국 자신이 홀로 걸어갈 수밖에 없는 외로운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 자체도 그렇습니다. 쉬운 게 하나도 없어요. 부부가 서로 아끼고 잘 살아도 죽을 때는 결국 혼자 갑니다. 수행을 할 때도 좋은 도반이 있어 서로 격려하며 정진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는 것은 누가 도와준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의 성취는 결국 내 노력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로운 길입니다. 저절로 되는 것도 없습니다.

수행정진 도중에도 수많은 장애와 부딪치게 됩니다. 정진하다 보면 병도 나고, 화도 나고, 탐욕, 미움 등등이 생깁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마구니입니다. 이런 마구니들을 물리쳐야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구니에게 사로잡히면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수행의 과정에서 마구니들이 나타날 때마다 마음에 담아야 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나침반으로 삼고, 굳은 원력으로 묵묵히 걸어
가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마구니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수행을 잘 하면 정신이 통일되고 마음의 안정이 생깁니다. 옛 스님들께서는 수행자의 화두가 성성하면 그 수행자의 몸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했습니다. 굳은 원력으로 열심히 수행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좋은 호르몬이 나옵니다. 자연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니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자꾸 번뇌 망상에 사로잡혀서 어두운 생각을 하게 되면 나쁜 호르몬이 나오고, 생기가 없어지게 되겠지요. 건강도 나쁘게 될 것입니다. 좋은 향기가 아니라 탐욕의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탐진치 삼독으로 어둡고 탁하고 괴로운 삶을 살아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스스로 건강해지고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좋은 향기를 주는 맑은 삶을 사시겠습니까? 그것도 여러분이 선택하시는 겁니다. 오늘 제가 드린 말씀을 잘 생각하시고 언제나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이 내용은 지난 11월27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법사로 참석한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법문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1371호 / 2016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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