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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청법

기자명 일창 스님

정진 모자랄 때 법문 듣지 않으면 그대로 후퇴

공덕행의 토대 여덟 번째는 청법(dhammassavana)으로 법을(dhamma)을 듣는 것(savana)이다.

적절한 때 적절한 법문 들어야
향상 속 열반결실 얻을 수 있어
축생도 마음 기울이고 경청하면
공덕으로 도리천 천생에 태어나

이 청법은 수다원이 되게 하는 구성요소 네 가지, 즉 선우를 가까이하는 것, 법문을 경청하는 것, 올바르고 이치에 맞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 여법하게 실천하는 것 중의 하나에도 포함된다. 부처님과 벽지불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법문을 듣지 않고 도와 과, 열반이라는 특별한 법을 얻을 수 없다. 지혜제일이라고 하는 사리뿟따 존자조차 오비구 중의 한 분이었던 앗사지 비구의 게송을 듣고 위빠사나 지혜가 향상되어 수다원 도와 과를 얻어 수다원이 되었다.

‘도움 경’의 주석서에서는 청법을 ‘나무에 물주기’에 비유한다. 묘목을 심고 나서 물을 주지 않으면 메말라서 죽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이제 갓 생겨난 위빠사나 정견도 중간중간 정진이 모자랄 때 북돋고 격려하는 법문이나 신심이 모자랄 때 믿음이 생겨나게 하는 법문 등을 듣지 않으면 그대로 후퇴해버리고 만다.

법문을 듣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이익이 있다고 ‘청법 경’에서 설하셨다.

非聞듣고 已聞분명 의문제거 견해바로
심청정의 다섯가지 현생직접 청법이익

첫째,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이미 들어 보았던 것이라도 다시 듣게 되면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의문이 제거된다. 네 번째로 견해가 바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깨끗해진다. 이러한 것이 현생에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익들이다.

또한 수행에 있어서도 특별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귀로 들음 경’을 통해 알 수 있다. 만약 법문을 듣고서 그 들은 법문을 잘 수지하고 숙지한 뒤 혹시 그 생에 깨달음을 얻지 못한 채 죽는다면, 죽은 뒤에 천상에 태어나 즉시 이전에 들은 법문들이 분명하게 드러나 빠르게 깨달음을 얻는다.

설령 즉시 법문들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천상에서 신통을 가진 비구나 다른 천신들이 설하는 법문을 들었을 때 즉시 법문들이 분명하게 드러나서 빠르게 깨달음을 얻는다. 혹은 먼저 그 천상에 태어난 다른 천신이 와서 ‘이전에 들은 법문을 기억하십시오’라는 등으로 기억을 되살리게 해 주어 빠르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사람뿐만 아니다. 축생들조차 특별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짬빠 국, 각가라 연못 근처에서 부처님께서 법문을 설하실 때 개구리 한 마리가 법문의 의미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좋은 소리구나’라는 정도로 마음 기울이며 경청하고 있었다. 그때 한 목동이 와서 그 개구리의 머리 위에 막대기를 짚어서 바로 죽고 말았다. 하지만 법을 경청한 공덕으로 즉시 도리천 천상에 태어났고 자신이 천상에 태어난 이유를 살펴본 뒤 천녀들을 거느리고 곧바로 부처님께서 법문을 설하시는 곳으로 갔다. 부처님께서는 적합한 법문을 설해 주셨고 개구리 천신과 천녀들을 포함하여 팔만 사천의 대중이 법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깟사빠 부처님 당시 어느 숲에서 스님들이 감각장소(āyatana)에 관련된 성정을 독송하고 있었다. 그곳에 살던 구렁이 한 마리가 그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듣기에 좋구나’라는 정도로 마음을 기울이며 계속 들었다. 그 구렁이의 생에서 죽어 청법의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났고 시간이 흘러 아소까 대왕 당시에는 인간 세상에 자나사나(janasāna)라는 남자로 태어나 나체 외도가 되었다. 이 자나사나는 아소까 대왕의 부인인 담마 왕비의 총애를 받았는데 왕비의 초청으로 궁전으로 오는 중 한 숲을 지나다가 앗사굿따(Assaguttā)라는 아라한 스님 처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자나사나는 주위에 있던 코끼리, 말 등의 짐승들을 가리키며 “스님, 이것들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과거를 숙고해 본 앗사굿따 스님은 “감각장소입니다”라고 대답했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이전이 기억이 되살아나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71호 / 2016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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