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통해 연합체 만들어
전북불교계 영향력 키워야
14년간 근무해왔던 서원노인복지관에서 나와 모든 게 불확실하기만 했던 중증장애인시설 설립에 매진했다. 전북지역 최초의 불교계 중증장애인시설이라는 점에서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다. 서원노인복지관을 개관할 때의 열정이 다시 한 번 나를 휘감았다. 아침에 눈뜰 때 웃었다가 저녁에 잠을 청할 때 한숨 쉬는 몇 개월 동안, 도영 스님은 물론 불교계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금선백련마을 개원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감격은 감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이러한 개별적 성과를 넘어, 사회복지 분야에서 전북불교계가 자신의 역할과 위상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날이 커지고 있는 전북불교계의 사회복지 역량에 비해 사회적 영향력은 너무나 작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전주시의 어떤 교회는 그 영향력이 전북불교계 전체 영향력보다 크다. 개신교계가 사회복지를 오래 해왔던 건 사실이지만 현재 10개 넘는 시설, 200명 넘는 종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전북불교계가 일개 교회보다 영향력이 작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전북지역의 교구본사로는 금산사와 선운사가 있지만 사회복지에 있어서까지 굳이 두 교구본사를 구분 지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곤 한다. 전북불교사회복지연합회와 같은 연합체를 만들어 양 교구본사에서 회장을 돌아가면서 하다 보면 역량이 더욱 커지고 위상도 강화되지 않을까. 전북지역의 10개 넘는 불교계 시설들이 각자 생존하기보다는 연합해서 목소리를 키우고, 특히 도영 스님 같은 분들을 모셔서 그분을 중심으로 연합활동을 펼칠 수 있다면 영향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연합체를 구성하는 데는 재가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재가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한다. 직위로 봤을 때 위에 있는 사람이든, 아래에 있는 사람이든 전북불교계의 사회복지 역량과 영향력을 높이는 데 동참했으면 한다. 나 혼자서 이 모든 것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만한 지식도 없고 힘도 없다. 하지만 한 명 한 명 힘을 보탠다면 결국 전북불교사회복지연합회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전북불교 사회복지가 정착되는 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 시발점을 만들어내겠다는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사회복지를 전문적으로 배웠던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사회복지 일을 했던 것도 아니지만 부처님 가르침과 사회복지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5년 전, 불교와 인연을 맺어 전북지역 최초의 사회복지시설인 서원노인복지관을 개관하고 이어 기린봉노인복지관 개관, 금산백련마을 개원에 함께하면서 느꼈던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장애가 많더라도 결국에는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2020년이 되면 ‘전라북도 불교사회복지 20년사’라는 백서 하나 정도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기원한다. 불법과 사회복지를 융합해 진정한 보살행을 하는 전북지역 사회복지를 꿈꾸며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걸어간다.
정리=신용훈 전북주재기자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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