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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청소기 내려놓으면 북극곰이 웃는다

  • 출판
  • 입력 2016.12.19 16:55
  • 수정 2016.12.19 16:56
  • 댓글 0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최원형 지음 / 샘터

▲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이제는 ‘이상’이 아닌 ‘일상’이 되고 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온도에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의 생존이 위협받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들은 높아진 해수면에 하나둘 물속에 잠기고 있다. 인더스강과 갠지즈강, 황하와 양쯔강, 메콩강의 발원지인 히말라야 빙하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이들 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는
대량생산과 소비습관 때문
인과에 대한 생태감수성이
지구 살리고 인류도 살려

이처럼 우리와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지구촌의 대재앙들이 사실은 우리의 작은 일상이 모여 일으킨 공동의 업들이다. 내가 어제 탔던 자동차의 배출가스와 무심코 사용한 나무젓가락, 하루에도 몇 번씩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들이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원인들이다.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의도치 않게 다른 생명을 해치고 무수한 생명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그래서 우리 삶마저 파멸로 이끄는 일들을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환경과 생태를 둘러싼 이런 진실들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어떤 것이 생태적인 삶인지 일깨운다. 세상 모든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불교적 가르침 또는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환경과 생태문제를 환기시키고 있다.

환경재앙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날씨예보에서 미세먼지 주의보를 듣고 있다. 앞으로는 외출 주의보를 들어야 할지 모른다. 여름철 온도는 해마다 증가하고 일교차도 심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밤낮으로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환경파괴와 함께 한다. 산림은 끊임없이 파헤쳐지고 바다는 버려진 쓰레기들로 오염되고 있다. 급속한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들이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환경도 생태계도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생명도 상호의존적이다. 어느 한쪽에서 깨져버린 평화는 돌고 돌아 결국 나의 평화를 위협하게 된다. 그래서 환경과 생태계 파괴는 멀리 떨어져 있는 북극곰만의 재앙이 아니라 돌고 돌아 결국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뒤엎게 될 것이다.

▲ 지난해 11월말 파리기후협약에 참석한 저자는 세계 NGO단체들의 기후행진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리 테러로 행사가 전면 불허되면서 신발 행진으로 대체됐다.

저자는 환경과 생태 재앙의 원인으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폐기를 종용하는 자본주의를 지목한다. 이익과 편리를 위해 지구의 자원을 무분별하게 끌어다 쓴 결과 이제 우리는 생존을 고민해야 할 재앙에 직면했다. 그래서 저자는 인과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쓰레기가 세상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는 이치, 내가 마신 커피 한잔이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의 물 부족과 연관됐다는 사실, 무턱대고 뽑아 쓴 휴지로 인해 오래된 숲이 가뭇없이 사라지는 현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를 저자는 ‘생태감수성’이라고 부른다.

책은 무겁지 않다. 수필처럼 가볍고 맑다. 그러나 지향하는 목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삶은 곧 자신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는 삶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지식이 느는 것이 아니라 인격이 고양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슬며시 생각하게 된다. 오늘부터 진공청소기 버리고 빗자루로 방 청소를 해볼까 하는 그런 기특한 생각들 말이다. 1만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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