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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타카란 ①

부처님 공덕 찬탄한 전생 이야기

▲ 자타카 내용이 부조된 인도 산치대탑.

자타카(Ja-taka)란 어원적으로 ‘과거에 속하는 것’을 의미하며, 범어와 팔리어에서 ‘어떤 사람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지시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불교문헌으로서 자타카는 그 주인공이 샤끼야무니 부처님으로 한정되며 본생담이란 한역 용어로 알려져 있다. 자타카의 내용은 부처님께서 32 성인상과 80 종호를 갖추고 윤회하는 세계에 마지막으로 태어나기까지 수없이 많은 전생에서 부처님이 행했던 헤아릴 수없이 많은 덕행과 공덕들을 열거하여 부처님의 위대함을 찬탄하는 것이다. 

총 547개 이야기 형태 게송
남방에선 오래 전부터 합송
사원 벽에 그림으로도 묘사

남방불교 팔리삼장(tipiṭaka)에서 자타카는 쿳다카니카야(Khuddakanikāya)에 속하며, 전체 547개의 이야기들이 게송의 형태로서 경전적인 권위를 지니며 전승되어 오고 있다. 이때 팔리 자타카는 몇 개의 게송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었는지를 중심으로 배열되는데, 1개의 게송을 가진 이야기들로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게송을 가진 이야기들로 점차적으로 확장된다. 일반적으로 자타카라고 하면 게송보다는 산문을 많이 떠올리는데, 남방불교 전통에서 이 산문은 주석서에 속하는 것으로서 팔리삼장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비록 이러한 산문이 경·율·론과 같은 경전적인 권위를 지니지는 않지만, 오래전부터 게송과 함께 합송되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경전이 문자화되기 이전 구전으로 전승될 때 경전을 외우고 합송하는 스님들을 바나카(bhāṇaka)라고 불렀다. 팔리 율장(Vinaya)의 주석서는 자타카바나카(Jātakabhāṇak)들이 자타카 게송을 그 주석서와 함께 공부해야만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담마파다(Dhammapada) 게송을 그 이야기와 함께 알아야 하는 것으로도 이야기된다. 사실상 자타카와 담마파다는 인도와 남방불교 전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들로서 이를 외우고 합송하는 스님들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으며 제법 부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치(Sanchi), 바르후트(Bharhut), 칼레(Karle) 등 초기인도불교 유적지의 기둥이나 부조에는 이를 기증한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몇몇 금석문에서 이러한 후원자들의 직업이 바나카로 명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인도에서 불탑(stūpa)을 건설하고 자타카와 담마파다의 이야기들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일정부분 이야기를 합송하는 스님들의 후원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순례객들로 북적이는 불탑이야말로 자신들이 외우고 합송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널리 선전할 수 있는 최고의 광고판이었을 것이다. 자신들이 외우고 합송하는 이야기들이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이들의 인기는 더욱더 높아져 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인기와 비례해서 경제적 이익이 사원에 창출되었을 것이고 이들은 고위직 스님으로서 사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남방불교 사원들에서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불교사원은 자타카와 담마파다의 이야기들을 주제로 한 벽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사원을 찾은 사람들은 다채로운 벽화들 앞에서 자타카와 담마파다의 이야기들을 되새기며 부처님의 덕행과 공덕을 찬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74호 / 2017년 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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