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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를 시작하며

기자명 김성순

지옥은 상상력 극치로 빚은 세계
인간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 담겨

‘지옥을 사유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칼럼은 불교와 이웃종교의 지옥사상을 소개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 지옥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사유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불경 곳곳에 지옥고통 설명
무심하게 저지른 업도 지적
죄·형벌 종류도 상세히 소개
타종교 지옥신앙들도 소개

지옥에 대한 교설을 다루는 대표적인 불교 경전은 ‘대지도론(大智度論)’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구사론(倶舍論)’ ‘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 ‘대아미타경(大阿彌陀經)’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 등이 있다. 일본 히에이산 천태교단의 승도(僧都) 겐신(源信)이 쓴 ‘왕생요집(往生要集)’ 같은 경우는 10세기말 이전의 불교문헌에서 지옥 교설만을 발췌하여, 그 요체를 골라서 찬술한 대문(大文) 염리예토(厭離穢土) 제1지옥(地獄)편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그 중 지옥에 관한 교설을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구사론’ ‘정법념처경’ ‘왕생요집’의 세 경전을 중심으로 지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이하 ‘구사론’은 제8권 ‘분별세품’(‘세간품’)에서 지옥에 대한 교의를 다루고 있다. ‘구사론’에서의 8대 지옥의 명칭은 제1지옥이 등활(等活)지옥, 제2지옥이 흑승(黑繩)지옥, 제3지옥이 중합(衆合)지옥, 제4지옥이 호규(號叫)지옥, 제5지옥이 대규(大叫)지옥, 제6지옥이 염열(炎熱)지옥, 그리고 제7지옥이 대열(大熱)지옥, 제8지옥이 무간(無間)지옥이다.

‘정법념처경’에서는 제5권에서 제15권까지 ‘지옥품’에 대해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다. ‘정법념처경’의 8대 지옥명은 1.활(活)지옥, 2.흑승(黑繩)지옥, 3.합(合)지옥, 4.환(喚)지옥, 5.대환(大喚)지옥, 6.열(熱)지옥 7.아비(阿鼻)지옥, 8. 무간(無間)지옥 등이다. 염열지옥 아래에 있는 대열지옥이 빠지는 대신에, 7지옥인 아비지옥 아래에 무간지옥이 자리 잡고 있는 구조이다. ‘정법념처경’ 같은 경우, 각 지옥을 순회하는 비구의 눈을 빌어, 세간에서 저질러지는 죄업과 그에 대한 지옥고통의 과보를 제3자적 시각으로 관조하는 서술을 통해 인간이 일상에서 무심하게 저지르기 쉬운 업까지도 하나하나 지적한다.

겐신의 ‘왕생요집(往生要集)’에서는 지옥을 1.등활(等活) 2.흑승(黑繩) 3.중합(衆合) 4.규환(叫喚) 5.대규환(大叫喚) 6.초열(焦熱) 7.대초열(大焦熱) 8.무간(無間)의 여덟 가지로 나누고 있다.

위의 경전에서 제시하는 8대 지옥들은 각기 거기에 부속되는 별처지옥들을 가지고 있으며, 각 별처지옥마다 업인과 받는 고통이 다르다.

흑승지옥과 대규환지옥에서 별처지옥의 수에 변동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불교의 지옥 교설은 8대 지옥과 그에 딸린 16 별처지옥이라는 구도로 형성된다. 경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8대지옥과 16별처지옥의 수를 다 더하면 대략 120개라고 볼 수 있다. 이들 지옥에 대한 묘사에서는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고통에 대한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 본성과 죄의식을 치밀하게 해부한다.

이러한 지옥에 관한 교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할 것은 지옥의 고통과 업인(業因)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지옥에서 겪게 되는 고통이 어떠한 것인지, 그리고 도대체 어떠한 업으로 인해, 인간이 지옥으로 떨어져서 그러한 고통을 받게 되는 지가 교설의 핵심인 것이다.

총48회에 걸쳐 게재하게 되는 본 칼럼의 기본 기획은 불교의 지옥교설에 나타나는 지옥들을 한 편 당 2~3처씩 소개하면서, 해당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는 업인과 거기에서 받는 고통의 양상을 서술하는 것이다. 불교의 지옥 관련 교설의 가장 큰 기능은 역시 불자들에 대한 지계(持戒)의 권면과 악행에 대한 경고일 것이며, 이는 여타 종교문화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본 칼럼에서는 매 회 불교의 지옥의 내용과 유사한 구도를 보여주는 타종교의 지옥신앙도 함께 지면에 올려서 내용을 풍성하게 채워볼 생각이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74호 / 2017년 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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