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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보살(逆行菩薩)

잘못 반복 말라는 역설

역행보살(逆行菩薩)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그릇된 짓의 나쁜 과보를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그릇된 짓을 하는 보살”이다. 같은 뜻의 사자성어로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있다. 남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의미는 같지만 역행보살은 이들 사자성어와 달리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이 숨겨져 있다.

옛말에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했다. 비루한 삶을 사는 중생일지라도 부처님 눈에는 반드시 성불할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자신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탐욕덩어리로 보인다는 말이다. 부처님은 중생들을 성불로 이끌기 위해 평생을 맨발로 흙길을 걸었다. 스치는 인연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결단코 부처님 눈에 악인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잘못을 발견하더라도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는 경책이거나 또는 그런 사람이 활개 치지 않는 세상을 만들라는 역설의 보살로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수많은 역행보살을 만난다. 근래 몇 달간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탄핵정국에서 수많은 역행보살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같이 국민을 개와 돼지로 정도로 여겼던 인물들이다. 그들이 벌인 잘못을 보면, 또 그 잘못들을 숨기기 위해 저지르는 또 다른 잘못을 보면 그들의 품격을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이 국민을 개돼지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 자신의 형편없는 존재 크기로 국민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들을 개돼지가 아닌 역행보살로 봐야한다. 잘못에 분노하기보다 다시는 그런 잘못이 이 땅에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존재는 새롭게 규정된다. 우리가 보살의 지혜로 현 상황을 살펴보고 제대로 된 판단으로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그들은 역행보살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련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한다면 그들은 역행보살이 되지 못할 것이고 우리 또한 잘못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간 지혜 없는 국민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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