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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등활지옥

기자명 김성순

살아생전 살생 즐겨하는 자가 반드시 가게되는 극한의 세계

첫 번째 등활(等活)지옥 혹은 활(活)지옥은 이 염부제 아래 일천 유순이 되는 곳에 있으며 넓이가 일만 유순이다.

죽고 살기 계속 반복하는
살인에 대한 엄혹한 과보
새·사슴 같은 동물 살생도
반드시 지옥 죄값 치러야

등활지옥 안의 죄인들은 항상 서로를 해할 마음을 품고 있으며, 마주치기만 하면 마치 사냥꾼이 사슴을 만난 것처럼 서로 쇠 손톱으로 붙잡고 할퀸다. 싸움 후에는 피와 살이 다 소진하여 오직 뼈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때 옥졸이 쇠갈퀴로 땅을 치면서 “살아나라, 살아나라”하고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죄인이 살아나면 옥졸이 쇠몽둥이를 들고 머리부터 발까지 두루 때리고 다지니, 그 몸이 마치 모래처럼 부서지게 된다. 혹은 예리한 칼로 몸의 각 부분을 도려내니, 마치 요리사가 어육을 죽이는 것과 같다. 이러한 고통을 겪고 죽었다가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다시 살아나서 끊임없이 고통을 받게 된다.

‘정법념처경’에 의하면 선한 일을 하는 자, 계율행을 잘하는 자를 죽이거나,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살생하거나, 살생 후에도 참회함이 없이 계속 저지르고, 심지어 살생을 자랑하고, 다른 이에게 시키며, 가르치기까지 하는 자가 이 등활지옥에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이 등활지옥이 ‘살생’의 업과 관련이 있으리라는 점은 그 지옥 이름에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살생을 즐겨하는 자가 떨어지는 지옥이기에, 온전히 죽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시 살아나는 것 자체가 죄인에게는 극한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살생하는 업에도 상·중·하가 있어서 그에 따라 등활지옥에서 받게 되는 고통에도 상·중·하가 있게 된다. 악업의 과보를 받는 시간과 장소에도 이러한 차별이 있어서 이 활지옥에 들어온 죄인이 고통을 받게 되는 시간의 총량과 장소가 각각 다르다. 이를테면 과보의 경중에 따라 활지옥 내의 한 곳에서 받게 될 수도 있고, 여러 군데도 모자라 활지옥 4문 밖에 있는 별처지옥을 순회하며 고통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등활지옥에 떨어진 죄인이 견뎌야 하는 고통의 기한은 얼마나 될까. 인간의 오십 년이 사천왕의 하루 밤낮에 해당되는데, 사천왕의 수명은 오백세이다. 사천왕천의 수명은 이 등활지옥의 하루 밤낮에 해당되며, 등활지옥의 수명은 오백 세라고 한다.

이 등활지옥의 네 문 밖에는 또 16개의 별처지옥이 있는데, 이번 회에는 시니처(屎泥處)와 도륜처(刀輪處), 두 지옥에 대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첫 번째, 시니처 지옥은 말 그대로 똥지옥으로서, 뜨겁게 달구어진 쇠가 들어있는 극열의 똥이 그 지옥에 가득 차 있는데, 극도로 쓴맛이 나고, 금강의 부리를 가진 벌레들이 우글거린다. 죄인들이 이 뜨거운 똥을 다 먹으면 똥 속의 모든 벌레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다투어 죄인을 먹는데, 거죽을 찢고 살을 씹으며, 뼈를 부러뜨려서 골수를 마신다. 과거에 새나 사슴 같은 동물들을 즐겨 살생한 자가 이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도륜처 지옥으로서 철벽이 10유순의 높이로 둘러싸고 있으며, 그 안에 맹렬한 불이 항상 이글이글 가득 차 있는데, 인간의 불은 여기에 비하면 마치 눈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 불은 몸에 닿기만 해도 겨자씨처럼 부서지고 흩어져서 사람을 태우고 찢는다. 또한 그 지옥 안에는 도엽림(刀葉林)이라는 숲이 있는데 극히 예리한 칼날이 비처럼 내리는 곳이다. 이 도륜처 지옥의 죄인들도 칼과 불에 의해 몸이 찢기고 태워지면서도 악업의 과보로 인해 다시 살아나서 끊임없이 온갖 고통을 되풀이해서 받게 된다. 과거에 남의 재물을 탐내어 칼로 살생하고, 참회하지 않으며, 또 남을 시켜 죽여서 그 악업을 다른 이에게까지 확장시킨 자가 이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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