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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에 불국사·직지사가 누락된 이유는?

▲ 불교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법응 스님이 소장한 1864년 제작 대동여지도 재간본.

실측을 통한 현대지도가 나오기 전까지 한반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도로 손꼽히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육안으로도 그 세밀함을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실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청일전쟁·러일전쟁에서 군사용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높은 정확성을 자랑한다. 제작 당시인 19세기 한반도 국토의 형상과 지리적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은 정치·경제·역사학 등 제반 학문을 아우르는 학술적 가치도 부여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전역의 사찰 230여개가 기재됐다는 사실은 불교사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불교학계의 대동여지도 연계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불교와 연계해 대동여지도에 대한 학문적·역사적 접근을 시도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불교사회정책硏, 2월6일 세미나
첫 대동여지도 주제 불교학술대회
법응 스님 소장 재간본 토대로
수록된 사찰지명 연구결과 발표

불교사회정책연구소(소장 법응 스님)는 2월6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대동여지도와 사찰지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사찰들을 조명하고 이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모색하는 자리다. 대동여지도를 활용한 불교인문학 개척을 목표로 하며 궁극적으로는 불교문화유산 활성화 방안까지 도출하고자 기획됐다.

세미나를 주최한 불교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법응 스님은 현존하는 대동여지도 30여개 가운데 1864년 제작된 재간본을 소장하고 있다. 총 22첩 가운데 추자도를 제외한 21첩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강과 해안선 등에 색상이 칠해진 여러 재간본과 달리 원본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원형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다만 몇 군데 갈변 현상이 나타났고, 과거에 사용 흔적으로 남도지역 일부가 훼손됐던 까닭에 수리와 영인작업을 진행했다. 정찬정 장황문화재연구소 대표가 보존처리를, 최삼주 스페이스 신정 대표가 영인작업을 진행해 제작 당시 모습 그대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복원된 대동여지도를 기반으로 개최될 세미나는 그간 미비했던 불교학적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진다. 오상학 제주대 교수가 ‘조선지도학의 금자탑, 대동여지도의 가치와 의의’를, 김기혁 부산대 교수와 류명환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이 ‘대동여지도의 사찰지명 연구’를 발표한다. 이어 흥선 스님을 좌장으로 장상훈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최연 인문지리기행 서울학교 교장이 참여하는 토론이 펼쳐진다. 대동여지도 영인본과 백두산, 경조5부도, 한성도, 금강산, 오대산 등의 확대 부분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 한성 주변 부분.

이번 세미나에서 ‘대동여지도의 사찰지명 연구’ 발제는 특히 눈에 띈다. 대동여지도에는 적게는 229개, 많게는 241개의 사찰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된다. 현존하는 전통사찰 900여개와 대동여지도에 수록된 사찰들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은 해당 사찰들의 과거 위상과 역할, 그리고 그 변모 과정을 추적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지역에만 절반에 가까운 100여개 사찰이 기재됐다는 사실, 반면 불국사·직지사·관촉사·칠장사 등 일부 주요사찰들이 누락됐다는 사실에 대한 규명 여부도 이번 세미나의 관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또 사찰이 아니지만 사찰로 기재됐다거나, 사찰이지만 사찰이 아닌 고개 등으로 기재된 사례가 소개됨으로써, 또 하나의 연구 과제도 제시될 예정이다.

법응 스님은 “사찰들이 피폐화되거나 사라지는 등 불교세가 약화되는 현재 시점에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대동여지도 속 사찰 지명을 조명함으로써 불교의 사회적·학술적 역량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북한지역 사찰까지 살펴보고 연구의 단초를 제공해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77호 / 2017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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