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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려면

  • 기고
  • 입력 2017.02.13 15:44
  • 수정 2017.02.13 15:51
  • 댓글 0

기고-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지난해 말부터 촛불집회 등이 매주 토요일을 기하여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같은 시국을 정치 행위로 풀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조기 대통령선거로 불을 지피고 있다. 대선을 향한 잠룡들이 제각기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음이 그와 같은 것이다. 소위 말하는 최순실 게이트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즉다…’는 통일원리
민심 수용에 적용 필요
불자도 소명의식 가져야

그러면 이 같은 정국에 대선이 갖는 참뜻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봄 직하다. 우선 선거란 개체와 전체를 잇는 정치작업이라 할 수 있다. 개체가 다양해지고 욕구와 자신감이 독자적으로 되어가기 때문에 이들을 조화시키고 전체의 장기이익에 부합되는 일을 맡을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즉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함성을 잠재울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이 같은  ‘일즉다 다즉일(一卽多多卽一)’의 원리로 알려진 화엄사상을 흔히 신라의 화엄사상은 통일의 원리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신라 화엄사상의 유포를 통일의 원리로만 이해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화엄사상을 다즉일(多卽一)로 보면 통일의 원리가 되지만 일즉다(一卽多)로 보면 전개의 원리가 되기 때문이다.

의상 스님은 신라 화엄사상의 대가로서 통일의 원리를 더욱 강조했다면 원효 스님은 전개의 원리를 더욱 강조해 귀족층에 머물고 있던 불교를 민중 층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신라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와 같은 원효와 의상 스님의 입장은 다르지만 개체와 전체를 잇는 원리를 누구보다도 잘 체득하고 있었기에 그 원리를 신라사회에 뿌리내리게 했다. 또한 그 노력의 결과 신라사회는 활기를 찾고 훌륭한 문화를 육성해 나갈 수 있었다.

선거를 통하여 전체와 개체를 잇는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광장의 민중들 분노는 사라지고 희망찬 광명의 세계가 열려 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을 제대로 조성해 나가지 못한다면 더욱 불행한 일을 초래하고 말 것이다.

광장의 민심은 다양한 양상을 지니고 있다. 정치는 이같이 다양한 민심을 모두 조화롭게 담아내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 여기서 다즉일 일즉다의 화엄사상이 새삼스럽게 조명되어 진다. 화엄사상의 전통을 오늘에 이어온 한국불교의 사회적 역할이 막중함을 체감하게 된다.

▲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사회에 통일의 원리와 전개의 원리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 원리를 전파하는 일에 불교도의 마음가짐을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사의식이 강렬하게 일어나야 한다. 통일의 원리는 광장의 민심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소명의식이고, 전개의 원리는 통합된 원리가 다시 고루고루 많은 계층에게 돌아가게 하는 소명의식이기 때문이다.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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