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부산 사상구 선광사
12. 부산 사상구 선광사
  • 주영미 기자
  • 승인 2017.02.1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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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 장엄한 미륵도량서 자비로 중생을 품다

▲ 산중사찰인 부산 선광사는 매년 가을 지역민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여는 등 자비행을 이어오며 ‘지역 포교도량’으로 자리매김했다.

흔히 포교는 도심사찰의 몫이라는 인식이 많다. 산중 사찰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포교 도량이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중 포교도량’이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부산 사상구 백양산 선광사(주지 성문 스님)가 대표적이다.

사상구 주산인 백양산에 위치
산중사찰임에도 포교로 유명세
매년 경로잔치 등 자비행 요인
기도·수행 이끌며 공덕 회향


사상구의 주산인 백양산은 유독 도심과 끈끈한 유대를 맺어온 산중 사찰이 많은 곳이지만, 선광사는 그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포교도량’이다. 무엇보다 선광사는 지역 내에서 “좋은 일 많이 하는 절”로 통칭된다. 비결은 단순하다. 산중 기도도량의 소박함을 지키면서도 그 기도의 공덕을 나눠 지역을 위해 회향하는 데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선광사는 개산 초기 맑은 물이 흐르는 도량이라고 하여 약수사(藥水寺)라고 불렸다. 2000년 현 주지 성문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이후 인근 약수암과 사명을 구분 짓고자 ‘선광사(仙光寺)’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선광사는 원래 지금의 신라대 자리에 위치했으나, 사찰 부지가 대학에 인수되면서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여느 산중사찰이 그렇듯 선광사의 위치를 명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산 속에는 길을 찾는 기준이 될 도로나 이정표, 간판이 걸린 건물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사상구 덕포동에서 대덕여고를 지나 산기슭으로 진입한 뒤 가파른 오르막길을 무작정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선광사를 마주하게 된다. 도량에 서면 낙동강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트인 경관이 그야말로 압권이다.

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서 성문 스님은 매년 개산일을 맞아 경로잔치를 펼쳐왔다. 지난해 16회 행사를 가졌으니 취임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나눔의 마당을 열어온 셈이다. 경로잔치가 열리는 날에는 800여명의 주민들이 도량을 찾는다. 경로잔치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오전에는 대덕스님을 초청해 감로 법문을 청하고, 오후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법회 전 대덕여고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나눔과 문화가 함께한 풍성한 법석으로 마련된다.

산중사찰이 포교도량으로 거듭난 이면에는 주지 성문 스님의 염불소리도 한 몫했다. 성문 스님은 염불 잘하기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부산불교교육대학 염불반에서 염불을 지도할 뿐 아니라, 때마다 전국 곳곳의 사찰과 일본, 베트남 등 해외의 크고 작은 법석에서까지 스님의 염불을 청해올 정도다.

신도들은 “스님의 염불소리에 이끌려 사찰을 찾았다가 사찰 나눔행보에 마음을 더하면서 자연스레 신도가 되고, 자원봉사자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강귀자 신도회장은 “한국무용 전공자로 추모재에서 공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주지스님을 알게 됐고 이후 모친의 재를 선광사에 모시면서 정성스럽게 재를 지내 주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아 신도가 됐다”며 “특히 선광사는 기도로 끝이 아니라 항상 나눔으로 회향을 할 수 있도록 신도들을 이끌어준다”고 설명했다.

선광사 도량 자체에도 눈길을 끄는 공간이 많다. 선광사 주법당은 용화전, 도량 내 큰 바위에는 마애미륵부처님이 조성되어 있다. 선광사 자체가 곧 미륵부처님의 세상을 꿈꾸는 거대한 반야용선인 셈이다. 이 용화전 뒤편으로는 세계 각국의 불상을 모신 관음전이 위치한다. 또 석조 약사여래불을 조성한 노천법당도 마련돼 있어 그야말로 도량 곳곳이 기도처이고 수행 공간이다. 언제 어느 때이든 도량을 찾는 불자들이 정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 또한 선광사의 장점이다.

매월 음력 초하루와 보름마다 봉행되는 정기법회, 그리고 매번 법회나 행사를 앞두고 주지 성문 스님이 직접 신도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일정을 안내하는 등 살뜰하게 챙긴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선광사 주지 성문 스님은 “선광사는 산중에 위치해 도심의 불자들이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해마다 경로잔치와 각종 나눔행사가 입소문이 나면서 불교 신앙을 갖지 않는 주민들도 찾아와서 쉬어가는 열린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신행과 나눔 두 가치를 모두 실천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형식보다 정성 우선한 마음이 지역 소통 토대”

선광사 주지 성문 스님 

 
“큰 절이야 일 년에도 수차례 할 수 있는 행사겠지만 선광사 같은 산중의 작은 도량에서 경로잔치를 연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큰 불사를 수행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해 온 신도들이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주민들에게도 단 하루이지만 넉넉하게 웃고 박수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기원하는 마음이 모이고 모여 이제 가을이 되면 마을에서 먼저 경로잔치 일정을 문의해옵니다.”

선광사 주지 성문<사진> 스님은 사실상 1년 내내 경로잔치를 준비한다. 초청법사 스님부터 공연에 초대할 유명 연예인, 점심공양 메뉴와 경품까지 세심하게 점검하며 준비를 해도 항상 당일이 되면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된다. 매년 빠듯한 예산 탓에 행사를 지속해야 할지 고심하지만 산중 도량을 물어물어 찾아 오르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원력을 냈다. 그렇게 한 해가 두 해가 되고 15년이 흐르면서 선광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자비나눔 도량으로 우뚝 섰다.

스님은 “신도들의 응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일로 여기고 행사를 준비하는 바탕에는 행사의 형식과 규모보다 나의 부모님을 모시듯이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을 공감해 온 덕분”이라며 “이웃이 곧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매년 경로잔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성문 스님은 경로잔치 이외에도 다양한 나눔을 전개하고 있다. 네팔 출신 니마 라마 셀파 린포체와 인연이 되어 린포체가 신라대에서 학업을 마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며 후원했다. 또 해마다 사찰과 인접한 대덕여고 재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하며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학업에도 관심을 지속해 왔다. 사상구불교연합회 회원 사찰로도 나눔의 모범이 되어온 덕분에 올해 초에는 사상구불교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부터는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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