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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타카란 ⑦

초기·대승불교 중간에 나타난 문헌

▲ 인도네시아 욕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

자타카는 어떻게 보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중간에 있는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남방불교 팔리 자타카가 각각의 이야기에 포함된 게송의 숫자에 따라 배열되었다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 했다. 하지만 북방계통 아리야 슈라(Ārya Śūra)의 자타카말라(Jātakamālā)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완성의 자타카 말라는
부처님 전생이야기 담아
대승불교 6바라밀 구조

아리야 슈라는 기원후 1~3세기 경 인도북서부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이고 범어에 능통한 당대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전래되어 온 자타카들 중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선별하여 자타카말라를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자타카말라는 남방불교 팔리 자타카의 주석서에서 서론과 결론에 해당되는 현재와 연결 부분을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우아하고 세련된 범어 문어체로 게송과 산문을 적절하게 배열하여 부처님의 전생 공덕을 찬양하고 있다. 아리야 슈라의 자타카말라는 인도전역으로 퍼져 나갔으며, 5세기경 인도중부 아잔타 제2석굴의 자타카 벽화에서 게송이 인용되고 있다. 그리고 8~9세기경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욕자카르타 보로부두르의 제1회랑에서 자타카들이 부조로 조각될 때 자타카말라의 순서에 따라 배열될 정도로 유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리야 슈라의 자타카말라는 어떻게 보면 미완성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자타카말라는 35개의 이야기들이 대승불교 6바라밀의 순서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 6바라밀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를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것으로서 대승불교 보살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리야 슈라가 각각의 단계에 10개의 이야기들을 배치해 나가다가 35번째 이야기에서 멈추었다는 것은 자타카말라가 미완성으로 정진바라밀에서 이야기가 멈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타카말라가 완성되었다면 전체 60개의 부처님 전생 이야기들을 통해 대승불교의 6바라밀을 설명한 것이 된다.

비록 인도어 원전은 남아있지 않지만 기원후 3세기경 강승회에 의해 한역되어 현존하고 있는 ‘육도집경’은 대승불교 자타카의 이러한 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강승회는 사마르칸드 출신 소그디언 상인의 아들로서 오늘날 베트남 하노이 근방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출가하여 삼국시대 중국 오나라로 건너가 황제 손권과 교류했으며 중국 남부지역에 최초의 불교사원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육도집경’은 총 95개의 이야기들을 6바라밀에 따라 배열하고 대승불교 보살도에 입각하여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란 6바라밀의 순서에 따라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설명하는 것이 된다. 

대승불교 6바라밀의 흔적은 547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남방불교 자타카에서도 나타난다. 팔리 자타카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웨산다라 자타카는 보시바라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전생의 부처님인 웨산다라 왕자가 자신의 보시바라밀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는 최고의 부처님 전생 이야기로 받아들여졌으며, 수많은 남방불교사원에서 벽화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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