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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물·흙·인간 모든 존재가 휴먼, 휴먼 퍼스트!”

  • 수행
  • 입력 2017.03.08 17:43
  • 수정 2017.03.09 19:12
  • 댓글 1

구글 내면검색 만든 선 스승 노만 피셔 첫 방한

▲ 세계적인 검색엔진 구글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명상 프로그램 내면검색을 함께 고안한 노만 피셔가 방한했다.
“내면을 검색하라.”

쏟아지는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검색하는 시대다. 선두주자격인 세계적 검색엔진 구글은 인간의 마음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명상 프로그램 ‘내면검색(Sesrch Inside Yourself)’을 구글 엔지니어에게 전파했다. 내면검색은 2014년 방한했던 차드 맹 탄(Chade Meng Tan)이 고안한 명상 기반 정서지능과 리더십 향상 교육프로그램이다.

이 내면검색에 선불교를 접목시킨 이가 노만 피셔(Norman Fischer, 72)다. 송광사 율주 지현, 상도선원장 미산,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권선아 스트리트젠 대표 등 다르마프렌즈가 초청했다. 비즈니스, 법률, 테크놀로지, 갈등 조정 등 사회 각 현안과 선불교의 접점을 찾아 알리고 있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하기 위해서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노만 피셔는 3월8일 오후 7시 ‘내가 세상입니다. 세상이 나입니다’ 주제 대중강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삶의 방식으로서 선불교
불성 갖춘 ‘휴먼 퍼스트’
감정 노예로 살지 말고
명상으로 진정 이해하면
자비로운 세상 조성 확신


첫 질문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선의 역할이었다. 구글 내면검색에 관여했던 노만 피셔 이력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전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무인 운송 수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 등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이 일상에 성큼 다가선 순간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로봇이 인간 정신을 대체한다는 4차 산업시대에 접어들었다. 선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진일보한 컴퓨터가 의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몸이 수명 다하면 의식을 로봇에 의식한다는 뜻이다. 절대 죽는 일이 없다. 어떻게 들리는가. 좋은가?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의미,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 그리고 관계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화한다면 활용하고 반대라면 저항해야 한다. 인간으로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침묵 속으로 사랑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 수행이 필요하다”
▲‘내면 검색’을 함께 만들었다. 긍정적인 데이터가 있나.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 감정에 휩쓸려 지배당하지 않고 최선의 의도를 견지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명석한 구글 엔지니어들은 개개인이 아닌 팀의 조화로써 창조적인 연구 발견이 가능했다.”

노만 피셔는 삶의 방식으로 선불교를 택했다. 196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히피(hippie) 문화 영향을 받았다. 히피는 인간성을 압살하는 물질문명이나 국가·사회제도로부터 개인 자유를 해방시키기 위해 징병기피·반전·인종주의 반항 등을 내세운 문화운동이다. 1946년 미국 팬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양에 선을 전한 일본 조동종 순류 스즈키(Shunryu Suzuki, 1904~1971) 제자로 선맥을 이어 받았다. 1995~2000년 샌프란시스코 젠 센터에서 주지를 역임했다. 선불교를 서양문화 토양에 맞게 바꾸려는 에브리데이 젠 공동체(Everyday Zen Foundation)를 설립하고 상임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재치 있게 비판했다. ‘휴먼 퍼스트(Human First)’다. ‘인간다움’을 강조했다. 휴먼은 인간이 아니다. 공기, 물, 바람, 흙 등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휴먼’이라는 공동체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불성을 공유하고 나누는 ‘휴먼’을 강조했다.

▲한국사회가 탄핵 정국으로 갈등이 첨예하다. 자비와 화해의 메시지가 있다면
“잘 알고 있다. 마음 아프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갈등은 역사에서 반복돼 왔고, 여전히 우리는 견뎌냈고 지금 여기에 있다. 이게 중요하다. 이런 상황은 사람을 감정적으로 힘들게 한다. 부정적이고 강한 감정이 서로에게 반응하고 확대 재생산된다. 정치적 견해는 모두 다르다. 혼란 한 가운데서도 인간이라는 큰 가족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으로서 토대’를 잃지 않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어떻게 생각하나
“‘휴먼 퍼스트(Human First)’다. 휴먼이란 모든 생명을 말한다. 동식물은 물론 공기와 물, 흙 모든 존재를 뜻한다.”
▲‘인간으로서 토대’를 강조했다. ‘인간으로서 토대’를 갖추는 데 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좋은 질문이다. 지금까지 이해한 선은 오직, 인간에 관한 것이다. ‘인간다움’이다. 서로의 ‘인간다움’에 내밀하고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방편이다. 수행으로 아주 구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우리는 호흡과 몸에 관찰하며, 그 안에 있는 생명의 에너지에 집중한다. 이 힘은 모든 존재와 공유될 수 있고 우리는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매일 명상한다면 생명의 힘과 접촉하는 사례가 많아진다. 이는 모든 존재들의 가슴을 열게 할 것이다. 특히 선은 이런 힘과 연결이 아주 집약적이고 강렬하게 일어난다.”

노만 피셔, 그는 존재의 연결고리를 언급했다. 혼자서 술 마시거나 밥을 먹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혼술’ ‘혼밥’ ‘졸혼’ 등 사회 현상을 슬퍼했다. 그가 말하는 존재의 공동체는 자비, 사랑, 연민이 연결고리였다.

▲‘혼술’ ‘혼밥’ 등 혼자서 생활하는 사회가 됐다.

“공동체 정신이 강한 동아시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슬픈 이야기다. 에브리데이 젠 공동체는 그 누구도 혼자 수행하지 않는다. 삼보 중 승가가 있다. 그 공동체는 비단 그 안에서 수행하는 사람만 지칭하지 않는다. 우정을 나눈다면 세상이 친구다. 공기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린 1분도 못돼 죽을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우리를 지지한다는 느낌이다.”
▲선불교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느낌이다.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생각은
“내가 해온 모든 일은 우정을 나누는 것이다. 호스피스, 갈등조정, 법률가 모임 등 모두 그렇다. 중국이나 한국불교에서는 선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었다. 모든 존재에 불성이 있다는 깊은 이해를 확신한다. 만약 한국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불교의 접점이 없다면 선에 깃든 강렬한 불꽃을 오랜 시간 면면히 이어왔다는 점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당장 그 불꽃이 강렬하지 않더라도 다시금 불꽃을 피워야 할 때 되살릴 수 있다.
▲‘내가 세상’이라는 강연 주제는 자칫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 이기주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를 자아로 받아들인다면 그럴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선불교에서 핵심적 질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잘 때까지 자아와 동행한다. 여기서 ‘나’는 좀 더 큰 폭이다. 다른 모든 존재와 연결된 의미의 ‘나’다. 불교 언어를 빌리면 ‘내가 부처님’이라는 말이다.”

노만 피셔는 대승불교를 좋아했다. 그의 믿음은 모든 존재가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반문했다. “우리 시대를 그런 믿음으로 살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은가.”

그의 강연과 수행실참은 서울 상도선원(3월10~11일), 부산 홍법사(3월13일), 부산 관음사(3월14일), 해남 미황사(3월16~19일), 서울클럽(3월21일)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비공식 일정으로 조계종립 특별선원 문경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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