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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원 관음종 사무국장-하

관음종복지재단 정상화 최고 보람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를 켜고 사찰명과 입종년월, 서류 위치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등록사찰 전산화 작업을 마치니 이번에는 승려명부가 눈에 들어왔다. 종무행정이라는 게 어떤 일인지 어렴풋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종무행정 서류들을 전산화하는 작업은 몇 주간 계속됐다. 그 일들이 마무리될 즈음 새로운 업무가 떨어졌다. 관음종 개산조인 태허 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법석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 결정된 것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봉행한다는 것 뿐이었다.

직접 부딪치면서 실무능력 쌓아
종단발전 기여하는 종무원 서원

장소 대여부터 무대, 프로그램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했다.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연락해 우선 법회 내용부터 채워갔다. 장충체육관 사무실을 찾아가 장소를 대여하고, 목수며 인테리어 관계자들과 만나 행사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계약들을 체결했다. 과거 사업을 하면서 체험으로 터득한 경험들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한 가지 일을 해결하면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고, 그 일을 처리하면 또 다른 과제가 튀어나왔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잠도 이룰 수 없었다.

2004년 10월8일 장충체육관에서 태허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법회가 봉행됐다. 불자 5000여명이 합송하는 장엄한 염불 속에 법회는 시작됐고, 보살계 수계식까지 원만하게 진행됐다. 마지막 순서인 ‘사홍서원’을 대중들과 함께 부를 때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환희심과 해냈다는 성취감에 눈물까지 쏟았다. 이듬해에는 금강산 신계사 만세루 상량식에 동참했고, 2006년에는 미국 샌디에이고 해병대사령부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영산재도 봉행했다. 불과 3년 만에 국내외 행사를 모두 섭렵하게 된 셈이다. 몸은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취감은 컸다. 여기에 단기간에 사무국장까지 승진해 일에 대한 만족감과 보람도 느꼈다.

▲ 관음종복지재단은 나눔에 앞장서는 단체로 여법하게 운영되고 있다.

절집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을 꼽으라면 단연 관음종사회복지재단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관음종사회복지재단은 부처님 가르침의 사회적 실천을 목표로 2002년 발족했다. 그러나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다 보니 창립 당시의 마음들은 옅어졌고, 결국 설립이 취소될 상황까지 내몰렸다.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을 위해 세운 단체가 내부적 요인에 의해 문을 닫아서는 안 될 일이었다. 총무원장 홍파 스님과 논의해 흩어진 사부대중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결집시키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정기후원자를 늘리고 사찰들의 동참을 끌어내면서 지금은 넉넉하진 않지만 짬진 운영으로 나눔에 앞장서는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관음종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종단이다. 그만큼 해야 할 역할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2월에는 종단협을 대표해 일본 우베시에서 ‘조세이탄광 희생자 위령재’를 봉행했고, 4월에는 연등회에 참여해야 한다. 또 8월에는 라오스 라오코리안기술대학 학생들을 초청하는 국제교류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관음종은 지금껏 해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더 많은 종단이다. 그 발전의 길에 함께하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종무원으로서 최고의 회향이지 않을까. 또한 관음종과 인연을 맺어준 모든 분들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정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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