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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악견처·단처·다고뇌처

기자명 김성순

아동성범죄자는 자식도 지옥행
불까마귀가 온몸 쪼아 가루 내

이번 호에서는 합지옥의 별처지옥 중에서 ④악견처(惡見處), ⑤단처(團處), ⑥다고뇌처(多苦惱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수간·동성애도 혹독한 징벌
정신적·육체적인 고통 병행
내생엔 아내에게 미움 받아

합지옥의 네 번째 별처지옥인 ‘악견처’는 나쁜 것을 보게 되는 고통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 떨어지는 업인은 합지옥의 다른 별처지옥과 마찬가지로 살생, 도둑질, 삿된 행이지만 문제는 세 번째 ‘삿된 행’이 어떤 것이냐에 있다. ‘정법념처경’에서는 정면으로 “남의 어린 아이를 데려다 강제로 음행을 하는 것”이라고 적시한다. 여성에 대한 강간에 대해서도 그러하듯이, 어린 아이에 대한 음행에 대해서도 지옥에 떨어지는 죄업임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악견처지옥의 죄인들은 생전의 자기 자식들이 지옥에 끌려와 옥졸들한테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이곳의 옥졸들은 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쇠막대기나 쇠못, 쇠송곳 등으로 그의 자식에게 성적 고문을 가한다. 죄인이 생전에 남의 집 어린아이에게 저질렀던 죄업을 상징적으로 죄인의 자식이 다시 겪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광경을 본 죄인이 자식에 대한 애정과 죄업에 대한 회한으로 처절한 심적 고통을 겪고 난 후에는 다시 몸으로 견뎌야 하는 징벌이 기다리고 있다.

악견처 지옥의 옥졸은 죄인을 거꾸로 들고 뜨거운 구리용액을 항문으로 집어넣는다. 죄인의 몸속으로 들어간 구리용액은 생장과 숙장, 목구멍, 혀, 잇몸, 머리, 골을 차례로 다 태운 다음 다시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보통 악업을 지은 죄인이 지옥에 떨어지면 그 과보를 혼자서 받게 되는데, 이 악견처지옥에서는 자신의 자식까지 과보를 겪는 모습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고통의 극한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경에서는 지옥의 고통을 다 견뎌내고 악업을 소멸한 죄인이 혹여 전생의 작은 선업으로 인해 인간으로 다시 나더라도 평생 자식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합지옥의 다섯 번째 별처지옥인 ‘단처’는 수간(獸姦)의 음행을 저지른 이가 떨어지게 되는 곳이다. 전생의 업력이 남아있는 죄인은 지옥 안에서도 암말이나 암소를 보면 애욕에 불타서 달려가게 된다. 하지만 뱃속이 불길로 가득 차 있는 지옥의 암말과 암소들은 생식기를 통해 죄인을 삼켜서 끝없는 세월동안 불사른다. 말 못하는 짐승들이 당했던 것처럼 이 단처지옥의 죄인들도 짐승의 뱃속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불에 타면서 자신의 죄업을 다 갚을 때까지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이 지옥의 죄인은 고통 끝에 악업이 소멸되고 전생의 작은 선업이 인연이 되어 인간으로 다시 나더라도, 인습이 거친 곳에 태어나 자신의 아내가 사통하는 것을 겪어야 하며, 심지어 그런 상황에서도 질투조차 하지 못한다.

여섯 번째 별처지옥인 ‘다고뇌처’는 남자들끼리의 동성애에 대한 과보로 떨어지게 되는 곳이다. 다고뇌처의 죄인들은 생전의 애욕과 집착의 업력으로 인해 자신의 짝이었던 남자가 온몸이 불에 탄 채, 금강처럼 단단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죄인이 다가가서 그 상대 남자를 안으면 이내 온몸이 모래처럼 부서져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되풀이 한다. 죄인이 마침내 상대 남자를 두려워하게 되어 이리저리 도망하다가 벼랑에서 떨어지면  미처 땅에 닿기도 전에 지옥의 불까마귀가 온 몸을 쪼아 겨자씨처럼 부숴놓는다. 죄인이 이 고통을 다 겪고 혹여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자신의 아내에게 이유 없이 미움을 받게 되며, 종국에는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한다.

지금은 개인의 성 정체성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이지만, ‘정법념처경’이 저술되던 시기에는 다른 상황이었음을 전제하고 이 다고뇌처지옥에 관해 조심스럽게 서술해본다. 지옥 관련 불교 교설들이 기본적으로 계율에 근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구성원이 비구였던 승가의 유지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계율로 제정되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지옥의 업인에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 부자연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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