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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 부끄럽게한 나눔의 집 문명금 할머니

기자명 남수연

“위안부 보상받은 4300만원 사죄 뜻으로 베트남 드렸죠”

6월 5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위원회(공동대표 강정구·이해동. 이하 진실위원회) 사무실에는 83세의 할머니가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었다. ‘일본인 위안부’라는 멍에를 한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온 문명금 할머니〈사진〉.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과 민간단체들이 모금해 전달한 총4천3백만원을 얼굴도 모르는 이국인들을 위해 기증하는 자리였다.

“나는 이제 아무 소원도, 필요한 것도 없습니다. 나보다 더 고통스럽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이 돈을 써주세요.”

문 할머니는 그 자신이 전쟁의 피해자이면서도 또 다른 전쟁의 피해자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사죄하는 뜻에서 보상금 기증 의사를 밝혔다.

전남 광양군에서 태어난 문 할머니는 1935년 친구들과 하동에 놀러갔다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일본군에 속아 중국 흑룡강성 손오현 인근 부대의 위안부로 넘겨졌다. 1998년 4월 나눔의집 혜진 스님의 방문으로 생존사실이 국내에 알려진 문 할머니는 이듬해 2월 13일 귀국, 64년만에 고국의 가족과 상봉했다. 9월 7일 영구 귀국, 현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문 할머니는 “베트남의 민간인들도 나 같은 전쟁 피해자”라며 “그들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이 돈이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진실위원회 측은 문 할머니의 뜻을 따라 베트남에 ‘역사박물관’을 건립키로 하고 이 기금을 바탕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문 할머니는 7월 7일 연세대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평화 음악제’에 참석,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고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사죄 운동에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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