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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 유적에서 천년의 역사와 신앙을 되새기다

  • 교계
  • 입력 2017.03.30 23:15
  • 수정 2017.03.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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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왕과 선화공주의 설화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
법보신문 8차 성지순례 실시
10~80대 불자 40여명 동참
문화재청 관계자가 현장설명
“미륵신앙·유적 폭넓게 이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신행문화를 선도하는 법보신문이 백제문화의 고장 익산에서 올해 첫 삼국유사 성지순례를 실시했다.

3월25일 익산지역에서 ‘미륵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성지순례에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불자 40여명이 참여했으며, 주수완(고려대·서울대 강사) 박사의 상세한 해설로 진행됐다.

오전 7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출발한 순례단이 첫 목적지인 익산 미륵사지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삼국유사’에는 이곳 미륵사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전해진다. 백제 무왕과 왕비가 사자사를 가던 길에 용화산 아래 미륵 삼존을 만나게 됐다. 이때 왕비가 왕에게 큰절을 세우기를 간청했고, 지명법사는 신통력으로 하룻밤 만에 연못을 메우고 미륵사지를 세웠다고 전한다.

 
▲ 2001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때부터 17년째 조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사리장엄구 발굴과정과 복원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는 9월 복원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될 미륵사지 서탑.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 연말이면 복원을 마친 석탑과 회랑을 갖춘 멋진 미륵사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수정 문화재청 학예연구사가 답사단에 미륵사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내부를 둘러보는 답사단.
▲ 이번 법보신문 삼국유사 성지순례에는 4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재 이곳에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으로 알려진 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과 보물 236호 당간지주 2기가 남아있다. 특히 2009년 1월 미륵사지 석탑 해체 과정에서 부처님 사리를 비롯해 백제인의 뛰어난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사리장엄구가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황권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과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은 순례단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2001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때부터 17년째 조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사리장엄구 발굴과정과 복원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학예연구사는 “미륵사지 석탑은 올해 9월 복원이 마무리될 예정으로 여러분이 다음번에 이곳을 찾을 때는 복원을 마친 석탑과 회랑을 갖춘 멋진 미륵사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내를 맡은 주수완 박사가 제석사지에 얽힌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답사단의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은 문화재청 관계자가 제석사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순례단은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거쳐 사적 제405호 제석사지로 향했다. 주수완 박사는 제석사지에서 이 절이 창건되고 화재로 소실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무왕 당시 제석사의 수정사리병과 금강경판 등이 왕궁리탑으로 옮겼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폐사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며 “천수백년 전 이곳이 불에 타 사라지기 전 거대한 탑과 불당에 예배드리는 스님과 불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느껴볼 것”을 제안했다. 문화재 보존철학 전공자인 이수정 문화재청 고도보존육성과 학예연구사는 제석사지에 대한 지난해 조사 성과를 소개한 뒤 “수행과 신행의 공간이었던 절터를 어떻게 해야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 공간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동리사지 석불이 모셔진 석불사.
▲ 주수완 박사가 연동리사지 석불좌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순례단은 맛집으로 유명한 탑고을에서 느긋이 점심식사를 마친 뒤 연동리사지 석불로 발길을 옮겼다. 연동리 석불사 대웅전에 모셔진 석불좌상은 백제시대 불상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문화재이며, 배 모양의 큼직한 광배도 예술성과 상징성을 고루 갖춘 걸작으로 꼽힌다. 최근 만들어 붙이기 전의 부처님 얼굴을 상상해보며 일행은 이날 마지막 순례지인 왕궁리사지와 5층석탑으로 향했다. 왕궁리사지는 무왕이 백제 중흥을 위해 새롭게 건설한 신도시로 중요유물이 무려 1만여점이 발굴됐으며, 국보 제289호로 지정된 왕궁리 5층석탑은 약 8.5m로 백제인의 비원이 담긴 역사의 현장이다. 왕궁리유적전시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유물을 살펴본 순례단은 왕궁리 사지와 5층탑을 거닐며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 무왕의 백제 도읍 꿈이 서려 있는 왕궁리 사지.
▲ 많은 참가자들은 “이번 순례는 미륵 관련 유적과 신앙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주 박사는 이날 순례한 유적지에 대한 내용을 보충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순례단에 동참한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은 경전에 나타난 미륵사상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 원장은 “미륵사상은 미륵불이 내려와 세상을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정화해 미륵불이 세상에 출현하도록 만들어가는 희망의 신앙”임을 역설한 뒤 “이번 순례는 미륵 관련 유적과 신앙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법보신문은 4월22일 ‘아도의 길’이란 주제로 고구려 아도화상이 포교활동을 벌인 구미 도리사,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 고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운동을 펼친 영천 거조암, 석굴사원건립이라는 염원이 빚어낸 군위삼존석굴을 순례할 예정이다. 02)725-7013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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