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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김은선-하

기자명 김은선

▲ 48·이정
때를 맞췄다. 따로 시간 내기 어려워 직장 휴가를 택했다. 마음을 내어 덕양선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미 인터넷 카페에서 봐왔던 터라 법당도 부처님도 익숙했다. 신도님들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휴가 맞춰 덕양선원 방문
기다리던 봉정암에서 기도
4년 만에 10만 독송 성취
남편·아들 불연 가교될 것

주변의 작은 배려가 큰 힘이 됐다. 설악산 오세암에서 함께 기도정진했던 도반님들과 스님께서 반겨주셨다. 오세암서 정진이 대비주를 마음에 새겼다면, 이제 그 마음 따라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스님을 따라 BBS불교방송 순례기도를 계속 이어갔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여행처럼 즐거웠다.

설악산 봉정암과 인연이 무르익었나보다. 그렇게 찾아가고 싶었지만 비 소식에 접어야 했던 적멸보궁이 대비주 기도수행에 마음을 쏟자 성큼 다가왔다. 1년 뒤 봉정암 순례기도에 동참했다. 순례기도는 내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분들의 신심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신심을 키웠다. 스님의 법문과 도반님들의 멘토링에 덕양선원을 원찰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큰 자부심이었다.

도반들이 부러웠다. 대비주 10만독 성취소식이 그랬다. ‘독송수가 뭐 그리 중요할까’하고 자기합리화를 했다. 나보다 늦게 선원을 찾아 대비주에 입문한 도반들의 10만독 성취 소식에는 부러움과 동시에 나의 더딘 독송에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면 스님께서 “직장에 다니면서 하려니 더딘 것이지 꾸준하게 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셨다.

“신묘장구대다라니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야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마하 가로 니가야 옴 살바 바예수 다라나가라야 다사명 나막 가리다바 이맘 알야 바로기제….”

격려에 힘입어 열심히 독송했다. 그렇게 1만독씩 이루어가니 나도 금방 10만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쉽진 않았다. 독송 숫자에 목숨 걸 듯 하다가도 바쁘거나 힘들 때는 건너뛰기도 했다.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에 마음까지 편치 않았다.

가족들이 정진을 독려했다. 기도를 좀 뜸하게 하면 남편이 먼저 채찍질했다. 마치 중간점검이라도 하듯이 ‘기도 안 해?’라고 물어왔다. 처음에는 고마움보다 ‘자기는 안하면서…’라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렇지만 내가 기도하는 게 싫지 않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덕분에 마음을 잡고 대비주를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아들도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수능이 끝나도 대비주 기도를 할 거예요?’ 사실 그 질문에 정말 놀랐다. 이유가 있었다. 절에 간다거나 대비주 기도를 하면 그리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아이였다. 자기 때문에 기도를 한다고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아들을 안심시키려고 ‘그럼, 계속해야지’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그때 기도를 계속 한다, 안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글을 쓰며 돌아보니 아들이 내가 대비주 기도를 계속하도록 이끌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남편과 아들이 나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예전에는 출퇴근하며 직장에만 다녀도 몸이 버거웠다. 그런데 대비주 수행을 하면서 출근 전후에 시간 활용을 적절히 배분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수행정진에도 힘이 붙은 것 같다.

아들은 대학에 무난히 합격했고 군  제대까지 무사히 했다. 절에 너무 자주 간다고 타박하던 남편도 기도를 하고 있으면 물을 건네준다. 그리고 절에 가는 날은 기도 잘 하고 오라고 격려 문자도 해주는 변화가 생겼다. 대비주가 나에게 최상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부터 도반, 스님까지 정진을 도왔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독송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드디어 2016년 7월1일, 대비주 10만독을 성취했다. 만 4년 만에 내게도 ‘대비주 10만독 성취’라는 기록이 생긴 것이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마음에 있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스님의 법문 ‘유심소현’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대비주로 나의 환경과 운명을 환하게 밝혀 나갈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남편과 아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초심자에게도 무한한 가피를 주시는 부처님, 감사합니다.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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