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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소 짓기-즐거운 존재여행 습관

기자명 재마 스님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삶 더 빛나게 해

‘풀꽃’의 시인 나태주는 ‘기쁨은 삶의 원천이고 행복의 바탕’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살아있음, 누군가 만나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음, 무엇인가 할 수 있음이 기쁨’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존재여행을 하면서 호흡을 통해 살아있음을 기뻐할 수 있습니다. 곁에서 혹은 멀리서 함께 여행하는 이들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소중한 기쁨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쁨을 알아차린다면 존재여행 자체가 행복할 것입니다.

아라한들 특징 중 하나가 미소
웃음으로 수행 삼는 것도 방법
즐거움 찾고 누릴 수 있는 능력
그냥이라도 한 번 웃어 보기를

기쁨과 행복은 삶의 활력을 가져옵니다. 기쁠 때 가장 기본적인 신체반응은 미소와 웃음입니다. 또 미소 짓고 웃으면 기뻐할 일이 더 생길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어떤 때 삶의 활력이 느껴지시는지요? 하루 중 얼마나, 어떤 일에 미소를 짓고 웃으며 사시는지요?

초기불교 전통에 의하면 아라한들이 갖는 특징 중 하나가 미소입니다. 법당에 모신 부처님 얼굴에서 은은한 미소를 볼 수 있습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번뇌를 모두 벗어난 최고의 행복한 모습입니다. 우리가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미소를 띠면 입 꼬리가 올라갑니다. 입 꼬리를 올리는 움직임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뇌의 주름막을 펴게 하고 행복호르몬이 나오게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제시한 웃음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웃음은 면역계·신경호르몬계·심혈관계를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우선, 면역계 관련해서는 암세포를 죽이는 NK세포가 웃음에 의해서 강력하게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또한 면역을 높이는 백혈구와 면역 단백질이 많아지고 면역을 억제하는 코티졸(cortisol)과 에피네프린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웃음은 뇌에서 엔도르핀(endorphin)이나 엔케팔린(enkephalin)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켜 통증을 줄인다고 합니다. 행복물질이라고 알려진 엔도르핀이 웃음을 통해 분비되는 것이죠. 또한 많이 웃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졸의 혈액 내 농도를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셋째, 웃음은 혈관을 이완시켜서 혈압을 떨어뜨리고 호흡 중 산소를 증가시켜 순환을 촉진시킨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알레르기와 당뇨병 개선 효과, 운동 효과를 보고한 연구들도 많습니다. 저는 아토피가 심한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웃음치료를 통해 아토피가 완화된 실험결과를 방영한 미디어를 보면서 웃음이 건강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실험 결과, 실제로 병원현장에서 웃음치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웃음이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원인이지만 우리가 매일 웃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삶이 고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매일 힘든 뉴스들을 많이 접해 슬픔과 맞닿는 연민의 시간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또는 웃음을 경박하게 바라보는 문화적 시선도 한 몫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삶이 고단하면 정말 웃을 일이 없을까요? 웃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한 도반스님은 ‘하루 108번은 웃어야 한다’고 법문을 합니다. 처음엔 어떻게 하루 108번을 웃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일어났지만 모든 순간을 받아들인다면 가능하겠다는 상상이 들어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세다가 그만 두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많이 웃을 수 있어 경쾌하고 유쾌한 시간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맨 처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오늘 하루 존재여행은 기쁘고 행복하게 지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 미소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면 내일 아침 기쁘고 행복하게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웃음을 수행으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웃음은 재미나고 즐거운 일에서 뿐 아니라 보람차고 뜻깊은 일을 통해서도 피어납니다. 즐거움이나 재미난 일이 고정되어 있거나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건 즐거움을 찾고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더 기쁘게 합니다. 그냥이라도 한 번 웃기 시작해보실까요?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존재여행을 더 빛나게 해줍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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