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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단 북부지역 교정교화팀 김인수-상

기자명 김인수

“좋은 스승 혼자 알지 말고 같이 만납시다”

▲ 73, 심우
“그렇게 좋은 종교와 스승은 혼자만 갖지 말고 같이 만납시다.”

야간 불교대학 다니며 공부
포교사로서 가족 전법 발원
소년원·군부대서 법회 지원

이 말 한마디가 지금 나를 있게 했다. 아내는 보살이었다. 내가 불자이자 포교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아내였다. 아내는 큰아들 돌 전부터 절에 다녔다. 신심이 깊었다. 아들을 업은 채로 절을 했다. 왜 저렇게 부처님을 찾아가는지 그땐 몰랐다. 그때 꺼낸 말 한 마디가 “혼자만 알지 말고 같이 만나자” 였다.

절과 부처님에게 성큼 다가갔던 계기는 큰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였다. 원효사나 증심사에 아침 일찍 청수를 바치는 일을 하면서부터 부처님과 더 가까워졌다. 당시만하더라도 내 신앙은 기복이었다. 그러던 중 다행히 청화 스님을 친견했다. 스님이 직접 쓰신 ‘정통선의 향훈’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 한 발짝 더 부처님께 다가가고 있었다. 불서를 틈틈이 읽었고 점점 부처님에게 빠져들었다.

풀리지 않은 의문이 생겼고, 관음사 호남불교대학에 입학했다. 야간에 2시간, 생업을 끝마치고 1주일에 2번씩 호남불교대학에서 부처님 공부를 했다. 꼬박 2시간 채우고 집에 돌아가면 밤 10시쯤 되는데, 무척 고단했다. 아내는 “얼굴이 밝다”고 했다. 사실 초발심이었기에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하나씩 배워가는 일은 환희로웠다.

좌복이 그렇게 편했다. 하루하루 배우는 부처님 가르침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갔다. 내 삶을 돌아보며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다. 살아왔던 길이 실상 없는 허상만 좇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끄달렸던 것이다. 좋은 옷, 구두, 집, 차를 목표로 살아왔다. 부처님을 닮고 싶었다. 진면목을 찾고 싶었다.

그러자 아내가 나서 권유했다. 1999년 포교사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 2000년은 내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한국불교총본산 서울 조계사에 감격스러운 첫발을 디뎠다. 조계종 포교사단이 출범한 그 해, 불자로서 포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자리했다.

가슴 가득 차오르는 벅찬 감동을 받았고, 가족을 불법 안으로 이끌겠다고 발원했다. 이 좋은 스승과 가르침을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웠다. 아들과 딸 그리고 일가친척 모두에게 부처님을 소개하려고 했다. 나보다 수승한 아내만 빼고. 아직 가족 포교는 미완의 과제로 진행 중이다.

그해, 초보포교사로서 정말 열심히 살았다. 부처님 법 실어 나르는 수레를 자처하며 손이 필요한 곳을 찾아 다녔다. 소년원, 그러니까 고룡산업정보고등학교에 소년보호지도위원으로 위촉됐다. 선배 이재언 포교사와 같이 주말 법회에 참석했다. 첫 기억이 생각난다. 백남용 팀장과 팀원들이 ‘천수경’부터 발원문까지 1시간30분에 걸쳐 염불봉사를 했다. 함께 했다는 뿌듯함이 남아있다. 그 후 저녁 7시 무료봉사를 원칙으로 쉼 없이 정진했다.

군포교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31사단 신병교육생을 상대로 일요일 법회를 담당하게 됐다. 군종법사와 약 300~500명 군장병의 공양물 챙기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았다. 좀 더 많은 군장병들에게 공양물을 전하고 싶었다. 집에서 쌀을 물에 불려 방앗간에 직접 가지고 갔다. 따끈따끈한 절편이 나오면 그 자리서 비닐포장한 뒤 공양물로 가져가곤 했다. 힘들었지만 근근이 후원도 받았고, 법회는 사물놀이와 악기연주도 하는 등 규모가 커져갔다. 훗날 불허방침이 떨어져 중단됐지만.

생업도 생업이지만 그렇게 바쁘게 전법에 몰두했다. 그러다 2004년 포교사단 광주전남지역단 3대 단장 소임을 맡았다. 포교사들 전법을 전폭 지원하는 일꾼이라고 생각했다. 행사가 끝나면 여기저기 살펴 뒤처리를 시키지 않고 했다. 법회를 주선하고 교육을 만들고 매달 발행하는 회보를 곳곳에 배달하기도 했다.

lemonde23@naver.com
 

[1387 / 2017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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