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일 스님의 비판, 한국불교 재점검 계기돼야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04.24 13:25
  • 댓글 1

최근 전 송광사 율원장 도일 스님이 법석에서 대중들을 상대로 간화선 제일주의를 비판하는 동시에 부처님 법대로 돌아가자는 취지의 법문을 하면서 갑론을박 논란이 비등하고 있다.

스님은 “그동안 한국불교는 수십 년간 선방 수좌를 최고로 떠받들고, 온갖 좋은 공양물을 다 올렸으나 그렇게 해서 도인이 얼마나 나왔느냐”고 간화선 지상주의로 흘러온 한국불교 수행풍토를 비판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만년위패를 팔아서 먹고 사는 게 선종의 전통에 맞는 것이냐”며 이른바 선승들이 주석하는 일부 사찰에서의 과도한 천도재 역시 비판 대상으로 삼았다.

도일 스님의 이러한 비판은 간화선을 최상승 수행법으로 인식하고 화두 참구에 몰두해온 스님이나 재가불자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이야기일 수도 있다. 부처님 정수를 얻고자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 화두타파에 힘을 다해 온 입장에서 다소 억울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 문제 제기는 간화선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간화선만이 유일한 수행법이고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에 이르는 길인 듯이 맹목적으로 매몰된 현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간화선 제일주의 정서에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부처님 정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간화선을 제일로 여기고 부처님 방식대로 공부하는 것을 하근기 수행쯤으로 치부하는 풍토에 대한 경계이기도 하다. 도일 스님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하면서 지혜를 전할 수 있는 이가 흔치 않고,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들로부터 존경 받는 선지식이 눈에 띄지 않는 지금의 한국불교는 조고각하가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우리의 판단 기준은 항상 부처님 법이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아 한국불교가 혼돈에 빠지게 됐다”는 비판을 그저 그동안 몇몇이 제기했던 원칙론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부처님 정법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장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제시된 ‘계율’과 관련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출가자 급감, 불자 감소, 사회적 역량 약화 등 종단 안팎에서 불거지는 제반 문제를 놓고 남 탓을 하기 앞서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 조고각하의 마음으로 현재의 자기와 종단, 그리고 한국불교를 돌아보고 머리를 맞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화석화를 멈추고 생동하는 활발발한 불교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