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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가 기대되는 학인스님들

  • 기자칼럼
  • 입력 2017.05.29 12:02
  • 수정 2018.09.20 16:45
  • 댓글 1

염불을 랩으로 하는 학인스님이 등장했다. 다라니와 ‘반야심경’에 현대적 운율을 가미했다. 광명진언과 이산혜연선사발원문도 리드미컬해졌다. AFP(프랑스 통신사)가 2014년 그해 '올해의 이색사건'에 뽑을 만큼 신선했다. 이듬해 연극으로 각색된 팔상성도가 무대에 올랐고 “Show me the Buddha”라는 랩 배틀에 초기불교, 선불교, 대승불교 교리가 담겼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활용한 뮤지컬 “I'm everything”은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국불교 전통인 논강(論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토론대회도 열렸다.

조계종 교육원이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학인스님들 대회 풍경이다. 법을 설하는 사자좌 위가 아니라 법을 듣는 이들과 가까운 곳이었고, 입뿐만 아니라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 부처님 가르침을 전했다. 때론 염불로 때론 외국어로 때론 토론을 방편 삼았다.

각 대회는 전법교화 능력 향상이 목표다. 승가교육의 모토다. 교육원은 대회 전후로 승가교육에 염불, 외국어, 토론 등 과목을 채택했다. 2012년 ‘불교상용의례집’을 발간해 그동안 기본교육기관 정규 교과과정서 제외된 ‘염불’을 되살렸다. 2013년부터 2, 3학년 학인스님들 필수과목으로 ‘불교상용의례’를 편성했다. 전법현장서 외국어 능력이 요구되자 2012년엔 필수과목으로 ‘영어Ⅰ’, ‘영어Ⅱ’를 지정했다. ‘불교영어 초급Ⅰ·Ⅱ’, ‘불교영어 중급Ⅰ·Ⅱ’를 발간하고 중국어, 일본어 등을 선택과목으로 지정, 지원해왔다. 3급 승가고시에 3분 설법면접이 도입됐고, 올해 하반기부터 필수과목으로 ‘설법과 토론’이 신설된다.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승가교육 시스템을 향한 반향은 컸다. 토론대회 뒤 해인사에서는 자체 토론 스터디 그룹이 생겼고, 기관 스스로 토론대회도 준비 중이다. 봉녕사는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중앙승가대는 설법대회를 위해 교내서 예선을 거쳐 참가시켰고, 총장 장학금까지 내걸었다. 염불과 외국어스피치 대회서 입상한 고우 스님은 청암사승가대학 졸업 뒤 뉴욕서 공부하는 등 학인스님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 최호승 기자
염불·외국어스피치·토론·설법대회는 내년부터 올림픽처럼 4년 마다 한 번씩 열린다. 각 대회를 경험하고 졸업한 학인스님들이 많아지는 셈이다. 비구(니)계 받고 10년 뒤 어엿한 스님으로 국민 앞에 서서 기발한 전법에 나설 학인스님들을 기다려진다.

10년 뒤는 좀 늦다. 6월1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또 한 번 설법이라는 주제로 학인스님들만의 대회가 열린다. 부처님 된다고 좌선만 하는 마조도일 스님에게 벽돌 갈아 거울 만들겠다는 대기설법으로 죽비 날린 남악회향 스님, “선(善)만 행하는 게 불법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백거이에게 “3살 아이도 말은 할 수 있지만 80살 노인도 실천이 어렵다”고 나무 위에 앉아 경책한 도림 스님이 문득 떠오른다.

time@beopbo.com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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