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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스님 대상 첫 '의료복지서비스' 실효성 입증

  • 교계
  • 입력 2017.06.15 11:08
  • 수정 2017.06.16 16:08
  • 댓글 1

승려복지회·동국대의료원·비구니회, '의료서비스 제공사업'

승려복지회·동국대의료원
비구니회 협약 후속조치로
비구니스님 13명 무료검진

'유방암' '자궁경부용종' 발견
10명 중 2명 수술로 이어져
예방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지난 4월 동국대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비구니 A스님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유방암’ 초기로 수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 평소 불편함을 느끼긴 했지만 암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동국대의료원 측의 배려로 급히 수술날짜를 잡아 5월 하순경 다시 입원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A스님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암이 진행 중인 사실도 까맣게 모른 채 남몰래 고통만 삭였을 터다. 출가 후 특별한 소임 없이 수좌로 살아왔기에 병원을 자주 찾지 못했고, 사실 건강검진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제적 여유도 없을 뿐더러 승복을 입고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게 느껴져 여성질환 검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A스님은 “종단이 구축한 의료서비스 체계가 없었다면 건강검진을 받고 암을 발견하기는커녕, 아파도 주위 시선과 형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선뜻 병원에 갈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지현 스님)와 동국대의료원(원장 오민구), 전국비구니회(회장 육문 스님)가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의료서비스 제공 사업’이 즉각적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첫 수혜자인 A스님에 이어 최근에는 2차 대상자인 B스님도 검진 과정에서 자궁경부용종이 발견돼 수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 기관의 협조가 뜻깊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의 검진에서부터 승려복지회의 치료비 지원 혜택까지 받게 되니, 그야말로 사전예방과 진단, 치료로 이어지는 ‘원스톱 의료복지’의 성공적인 사례인 셈이다.
 
조계종 승려복지회는 6월14일 “1, 2차 검진 대상자로 선정된 13명의 비구니스님 중 10명이 동국대의료원에서 무료건강검진을 완료한 가운데, 이 중 2명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후속치료까지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10명 중 2명은 상당히 높은 비율인데다, 단순 진단으로 끝나지 않고 치료와 의료비 지원으로 연계된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실효성이 입증된 만큼 향후 종단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료서비스 제공 범위 및 대상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형석 동국대의료원 건강검진팀장은 “처음으로 진행한 비구니스님 대상 무료검진에서 10명 중 2명, 즉 20%가 재검사나 약물치료 수준을 넘어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은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일상관리에 취약한 스님들에게 건강검진의 필요성이 특히 높은만큼,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조계종 승려복지회와 동국대의료원, 전국비구니회가 3월14일 체결한 '의료서비스 제공사업 업무협약'.
승려복지회와 동국대의료원, 전국비구니회가 공조한 ‘의료서비스 제공 사업’은 종단 차원에서 여성질환 사각지대에 놓인 비구니스님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처음 추진됐다. 지난해 말 법보신문이 보도한 ‘여성질환 사각지대 비구니스님(본지 1359·1360호 참조)’ 기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조계종 승려복지회의 주도로 각 기관이 참여해 본격적인 실무 논의에 착수했고, 지난 3월14일 세 기관이 공동으로 ‘의료서비스 제공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구체화됐다.
 
협약은 스님들이 수행자로서 위의를 지키면서 수행 및 포교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제공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스님의 신청서를 접수 및 추천을, 승려복지회는 추천인 심사를 통한 대상자 결정 및 치료비 지원, 동국대의료원은 건강검진을 비롯한 실질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담당하고 있다.
 
박종학 승려복지회 사무국장은 “그동안의 승려복지제도가 사후 의료비 지원에 한정됐다면, 동국대의료원과 전국비구니회와의 공조체계를 통해 사전 건강검진을 통한 예방적 의료복지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스님들이 병고와 노후에 대한 걱정없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와 체계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96호 / 2017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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